잊지 못할 이야기

한라산 눈바람 속에서

작성일: 2020-01-19
한라산 눈바람 속에서

이틀 전에야 오래간만에 눈이 와서 한라산이 절경이다.

눈이 온 후 한라산 올라가는 코스 중엔 영실 코스가 이쁜 것 같아 그 쪽을 선택하여 출발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차가 올라가지를 못해 걸어서 시작을 해야 한다니 왕복 2시간은 넉넉히 더 걸리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영실 코스는 특히나 기암괴석들이 많고 깎아지른 절벽들의 오백나한 같은 풍경은 다른 곳에서는 잘 보지 못하는 절경에 넣어도 될 듯하다.

하지만 오늘은 중간지점부터 웃세오름까지 눈이 가득 쌓인 절경보다는 못할 것 같다.

역시 조릿대를 덮어버린 눈은 주위의 오름꼭대기까지 반지르르한 화폭을 만들었고 나무위에 핀 하얀 눈꽃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그러다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눈발이 날린다. 강한 바람이 밑으로부터 치솟아 올라온다. 잠깐 쉬어야겠다.

어쩜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과 닮았다. 천방지축인 마음이 요동을 칠 땐 가만히 마음이 쉬도록 할 수 밖엔 없듯이 말이다.

윗세오름에서 남벽으로 가는 길은 사람들이 별로 다니질 않아 양쪽 흰꽃들이 마주 닿았다.

아이젠을 끼고 7시간 넘게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수고한 몸을 오늘은 아주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해줘야 하겠다.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꾀하지 않는다면, 마음은 저절로 가라앉을 것이다.

마치 물이 흔들리지 않을 때, 본래대로 투명하게 맑은 것처럼.

티벳 속담에서

마음은 흙탕물이 가득 찬 병과 같아 휘젓지 않고 그냥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라산 대머리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