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이야기

코로나와 매화나무

작성일: 2020-03-09
코로나와 매화나무

비가 살짝 내리는 그제에는 삼방산 부근에 있는 송악산 둘레길엘 다녀왔다. 그 곳은 둘레길 전체가 비에 젖은 맨땅이 없어서 작은 강아지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기에 적절한 곳이어서 강아지랑 같이 산책을 하였다.

그 곳은 벌써 봄을 재촉하는 유채가 활짝이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이 별로 없다. 토요일인데도 ... 코로나로 인한 경제가 말이 아닌가보다.

금수저들이야 처절한 삶의 현장을 경험할 기회가 없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한두번 혹은 지난한 세월동안 그런 좌절과 절망의 세월을 보내본 과거가 있으리라.

나 또한 어려서는 그냥 살고 있으니 살아났고, 결혼해서는 두어번 정도 쌀이 없다는 아내의 슬픈 목소리를 들었었다. 아내는 기억도 없을 수 있지만 내 기억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내면의 슬픈 기억을 어찌 하겠는가?

좌절의 절벽에서 기어오르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얼마나 많겠는가? 스스로 무너지기도 하고 주위의 조건들이 발목을 잡기도 하고... 참으로 어려운 시기이다.

절 주위에 심어놓은 매화나무에서 며칠째 내린 비와 바람으로 피지 못한 봉오리들이 그대로 무너진다.

그러한 작은 슬픔들에 울컥거리는 것은 나이 때문 일런가 ?

무너지면 누구나 풀썩 주저앉을 수밖엔 없다.

좌절과 절망들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들이 곧 삶이다.

올라서다가는 떨어지고, 뭉개지다가는 다시 나아가고 ...

지옥이 일상이고, 일상이 지옥이라는 걸 느끼면서 수없이 무너지는 게 삶이다.

순하게 받아들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깨달음을 얻어 어떤 경지에 도달하는 것 — 그것은 가짜다.

한겨레 신문에서(정혜신의 글 중에서)

제주도 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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