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한라산 둘레길 중 오늘은 동백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동백길을 걸어보았다. 제주도에 돌이 많은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동백길은 다른 둘레길보다 유난히 돌이 많다.
목이 단단한 등산화를 신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돌이 많은 구간은 어쩔 수 없다. 바로 밑의 돌맹이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는…
앞에 펼쳐져 있는 길은 잠깐 멈추고 나서야 고개를 든다. 그리고는 또 고개 숙여 다음 돌들에 발을 옮긴다. 도저히 속도를 낼 수가 없어 그냥 차분하게 발을 옮길 수밖엔 …
문득 슬며시 웃는 내 스스로의 모습을 본다.
이렇게 돌이 많은 오솔길은 어쩌면 내가 살아온 세상살이와 닮았다. 지난(至難)한 삶의 여정처럼 말이다.
그래도 요즘엔 그러했던 마음들을 토닥여주는 시간들이 있어서 고맙지 않은가 !
그래야 나비가 된다!
훨~~~
훨~~~
돌아오는 길에 안개가 자욱하게 몰려온다.
>>>>>>>>>>>>>>>
삶에는 정지된 공간이 없다.
비록 어떤 사람이 아주 오랫동안 길을 간다 하더라도 상관없이…
삶의 길은 언제나 신의 선물을 기다리는 것이고, 언제나 새로운 것을 알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