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와 인드라망
작성일: 2020-07-09
제주도에는 들개가 많은가 보다. 몇 달 전부터 절에 가끔 나타나는 백구가 있었다. 하지만 주지스님은 들개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을 싫어했다. 그러니 나도 눈을 감을 수밖에는 ...
그런데 주지스님께서 딸이 죽고 나서는 백구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하기에 나도 작심하고 사료를 한 포대 사왔다. 그랬더니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던 백구가 아주 조금씩 변해 가는 것 같다.
몸에 나의 손닿는 것을 언제 허용할지는 모르겠지만 목욕 시켜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그냥 백구가 변할 때까지 기다려보기로 마음먹는다.
사랑이란 것에 받을 것을 염려하는 순간 진정한 의미가 사라진다. 할 수 있는 것을 해 줄 뿐이고, 줄 수 있는 것을 줄 뿐 ... 상대가 변해주는 것에 마음 쓰지 말 것에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스린다.
자연이든, 사람이든, 생명체이든, 어떤 환경이든지 간에 인드라망처럼 관계들은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으니 ... 이 순간도 우리는 어쩌면 셀 수도 없는 관계와 인연들이 왔다가는 사라지는 것을 눈치 채지도 못할 수 있다.
그러니 참으로 소중하지 않은 것이 어데 있으랴?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랑의 참 맛을 또 곱씹어본다.
근심은 애욕에서 생기고
재앙은 물욕에서 생기고
허물은 경망에서 생기고
죄는 참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
— 마음 다스리는 글에서 —
제주 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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