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서울 반지하는 젊은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는 곳

BBC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꼬인 이야기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서울 반지하의 기원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취재 보도 했다. BBC는 반지하에 사는 젊은이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저축하면서 위로 올라가 살고 싶은 자신의 꿈이 훨씬 더 빨리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BBC의 이러한 취재관점은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이 불공정한 자본주의의 희생양이라며, 가진 자들과의 투쟁을 선동하는 일부 정치 세력의 관점과는 현저히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교훈적이고 신선하다.

♦ 남북한 긴장 고조가 만든 반지하 공간

영화 기생충은 작고 어두운 지하에 살고 있는 가난한 한국 가정과 서울의 한 멋진 집에서 살고 있는 부유한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놀라운 흥행작이다. 하지만 실제 서울에서는 반지하가 수많은 젊은이들이 열심히 일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희망하면서 살게 되는 장소이다.

반지하는 서울만의 기발한 건축이 아니라 역사의 산물이다. 이 작은 공간들의 뿌리는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북한과 남한 사이의 갈등으로 올라간다.

1968년, 북한 특공대원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한 임무를 띠고 서울에 잠입했다. 급습은 좌절됐지만 남북 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같은 해 북한은 미 해군 정찰선인 푸에블로호를 공격해 나포하기도 했다.

(남북긴장 고도화에 따라) 심각한 사태를 우려한 정부는 1970년에 건축 법규를 개정하여 국가 비상사태 시 모든 신축 저층 아파트의 지하실을 벙커로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다.

당초에는 그렇게 만들어 놓은 반지하에 사람이 살도록 임대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의 주택 위기로 수도 서울의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정부는 이러한 지하공간을 합법화해야만 했다.

2018년 유엔, 한국 저가 주택 부족은 젊은이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장벽

서울의 주거공간은 임대료가 비싸다. 2018년 유엔은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저렴한 주택 부족은 특히 젊은이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장벽이었다고 지적했다.

35세 미만의 경우, 임대료 대 소득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50% 안팎을 유지해왔다. 그래서 반지하 아파트는 급성장하는 집값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되었다. 월세는 54만원(345파운드, 453달러), 20대 평균 월급은 2백만원(1,279파운드, 달러로는 1,679달러) 정도다.

BBC 코리아의 줄리 윤은 그곳의 삶이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그들 중 몇 명을 만나러 갔다.

내가 사는 곳이 내가 누구인지 정의하는 이유로 반지하가 가난을 상징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이곳을 선택했는데 거기서 많이 저축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동정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챘어요. 한국에선 멋진 차나 집을 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는 반지하가 가난을 상징한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내가 사는 곳이 내가 누구인지 정의하는 이유이기 때문일 겁니다.” 반지하에 사는 오기철씨 말이다.

영화 기생충의 중반부에 김씨 가족들의 몸에 밴 반지하 냄새 문제가 불거진다. 아버지 김기택이 냄새를 없애려 하자 딸은 “지하 냄새다. 우리가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냉소적으로 말한다.

사진작가 박영준 씨(26)는 반지하 아파트에 입주한 직후 영화 기생충을 관람했다. 그가 반지하를 택한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공간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냄새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김씨 가족 같은 냄새를 맡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영화 기생충이 자극한 반지하 집수리

그해 여름, 그는 수많은 향불을 태우며, 제습기를 가동했다. 어떤 면에서, 그는 이 영화가 그가 그의 아파트를 수리하고 꾸미도록 동기를 부여했다고 말한다. 그는 “내가 어느 정도 지하에 산다고 해서 사람들이 나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박씨와 그의 여자친구인 심민은 그들의 반지하 변신에 대해 비밀로 했다. 지금 그들은 매우 만족하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되는 데는 몇 달이 걸렸다. “처음 부모님과 함께 그 반지하를 보았을 때, 그들은 당황했다. 이전 세입자가 담배를 많이 피웠기 때문에 엄마는 그 냄새를 이겨내지 못했다.”고 박씨는 말한다.

하지만 유튜버로 올린 그들의 집수리 비디오는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그들의 반지하가 세련됐다고 부러워한다.

민씨는 “우리 집을 사랑하고 이곳에서 해 온 일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이 그들이 영원히 반지하에 정착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위로 올라갈 겁니다.”라고 말한다.

오기철씨는 자신의 집을 사기 위해 저축을 하고 있다. 반지하에 살면서 그는 자신의 꿈을 훨씬 더 빨리 실현되기를 바란다. “유일한 아쉬움은 에이프릴(고양이 이름)이 창문을 통해 태양을 즐길 수 없다는 거예요” 오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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