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스탠드’라는 직업이 있다. 의뢰인을 위해서 줄을 대신 서 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의회 청문회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벌어지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전직 대통령 사건 심리와 판결이 속행되는 서초동 법정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의뢰인을 위해 줄을 서 주고 시간당 또는 건당으로 보수를 받는 직업이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의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법원에서 이루어지는 심리에 관심도 없고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프거나 나이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명보험증권을 사서 피보험자가 살아 있는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고 그들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는 비즈니스도 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생명을 상대로 벌이는 이러한 돈벌이를 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혐오 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신종 돈벌이로 생각하고 호기심에 가득찰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멸종 위기에 놓인 검은코뿔소 사냥권리를 15만 달러에 팔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목장주들이 멸종위기에 놓인 코뿔소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이를 번식시키고 사육하는 동시에 밀렵꾼으로부터 보호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했다고 한다.
끊임 없는 욕망충족 욕구의 화신
틈새시장은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다. 생존을 위한 수많은 생각의 산출물이다. 경제사학적으로 볼 때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끊임없는 욕망충족욕구”이다. 여기에서 경제학자들은 “끊임없음”에 주목한다. 인간의 “끊임없는 욕구충족욕구”에 대해서는 동물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인간은 배가 부른 상태에도 내일 먹을 양식을 위해 채취하고 저장한다.
경제사학자들의 가설을 보면, 상당히 일리 있는 말이다. 수십 만 년 전 원시시대, 지금으로 말하자면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초원위에서 살 때 인간은 다른 동물과 비교할 때 유별했다. 높은 나무위에 있는 식량채취를 위하여 코끼리는 코를 늘리고, 기린은 목을 늘렸으며, 원숭이는 나무에 올랐지만 인간은 도구를 사용했다. 목을 늘리기 위한 진화의 긴 시간을 기다리기 보다는 도구사용이 더 쉬웠던 탓일 것이다.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서 인간은 앞발을 사용해야 했고, 뒷다리로 앞발을 일으키다가 보니까 일어나서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으며, 직립보행을 하게 되자 성대가 바로서서 언어 소통이 가능해 졌다. 언어 소통이 가능해 지자 상대와의 소통으로 정보를 교환 할 수가 있었고, 정보를 교환하고 축적된 결과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은 사유를 낳아 더 큰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하게 된 것이다.
이 가설에서 인간이 애초에 코와 목의 길이를 늘이고 나무에 올라가는 수고를 싫어하고 도구를 사용했다는 점도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 충족의 욕구의 발현에 기인한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또 자신의 노동을 줄여보려는 “끊임없는욕구”까지 내재돼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
그러므로 인간은 어떤 경제상황에서도 틈새를 비집고 파고들어 비즈니스를 창조한다. 정부가 할 일은 판을 벌려주는 일이다. 규제는 그러므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법 체제는 포지티브 방식이다. 포지티브 방식은 정부에서 깔아 주는 판 위에서만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너무 안일하고 전근대적이다. 포지티브 방식에서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있다고 해도 시작하기 어렵다. 정부의 인허가가 전제되기 때문이다. 그 만큼 시간이 소요되고 뒤쳐질 뿐이다.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