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금융시장 노동인력의 고용불안

‘현대경제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화’에 의하면 인공지능, 핀테크 등의 기술 발전과 금융-非금융 간 서비스 융합으로 금융산업에도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금융산업은 인간노동이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직업군으로, 특히 여성과 청년의 일자리 충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산업 취업자(약 76만명) 중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직업군 종사 자 비율은 78.9%로 표준산업분류 21개 산업 중 3위에 해당한다. 특히, 여성과 청년층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대체에 취약한 계층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금융산업의 기능별 분해, 가치사슬의 재구조화, 진입 장벽의 약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전통적인 금융시스템이 급변하고 있는데

① 금융 거래의 탈중앙화 자금 공여자와 수요자를 매칭시키는 P2P 대출, 크라우드 펀딩 등 새로운 금융 플랫폼은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중앙집중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중앙 발행기관 또는 인증기관이 존재하지 않아도 금융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블록체인 알고리즘 역시 금융산업의 탈중앙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② 자산 운용의 인공지능화 포트폴리오 관리, 투자 의사결정 등에서 인간의 개입이 축소되고 인공지능을 활용 한 ‘로보어드바이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금융 규제의 약화 등으로 자산 운용의 인공지능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③ 거래방식의 비대면(非對面)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금융(Ubiquitous banking)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비대면 거래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금융 거래 인프라 확충, 보안 기술의 발전으로 직접 금융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금융거 래 수행하는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점포 운영비, 직원 인건비 등이 절감되고 산업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④ 규제 및 진입장벽 약화 4차 산업혁명의 확산은 금융산업의 자연독점적 성격을 변화시키고 금융업과 非금 융업 간의 경계, 금융거래의 국가 간 경계를 약화시키고 있다. 금융산업은 대표적 인 규제산업으로 엄격한 감독 하에 자격요건을 갖춘 일부 금융회사에게만 허용되어 왔으나,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의 관점도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산업 규제 완화가 현실화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하고 핀테크 스타트업이 급증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경제원’의 연구보고서는 이미 현실화 된 문제점에 대해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①금융산업의 탈중앙화는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가 통화로 편입 된다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지게 될 것이다. ② 자산 운용의 인공지능화 포트폴리오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보수적인 자금운용에 주안점을 두는 금융계의 오랜 관행이다. 증권사가 운용하는 대부분의 펀드에 우량 주식이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그런 이유로 모든 지수는 특정 기업 실적에 목을 매고 있다. ③ 비대면(非對面)화 역시 이미 대부업체의 경우 비대면(非對面)화 영업방식은 이미 일반화 되어 있는 중에 ④와 같은 규제완화와 인터넷 은행의 약진으로 가속화 되고 있다.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 ‘신의 직장’으로 손꼽히던 금융시장 노동자의 설자리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현대경제원’은 그 대책으로

“인간 노동이 컴퓨터로 대체되는 금융 인력의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라고 제시 했는데 그 교육 시스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설마 구조적실업에 대비한 직업교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기대로 ‘현대경제원’의 보고서를 끝까지 추적해 보면 아래와 같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ㆍ자동화 기술로 인한 대체 위험이 높은 인력군에 대해 고부가가치 직군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재교육 시스템을 구축

ㆍ향후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 데이터 분석, 금융상품 기획 등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고급 인력 양성에 주력

ㆍ세부 업종별 인력 수요를 면밀히 분석하여 교육 과정을 확충함으로써 인력 양성 체계의 효율화를 도모

ㆍ장기적으로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인력 양성에 초점을 두고 전반적인 교육 시스템을 재편

볼수록 이해가 될듯말듯한 이상의 네 가지 교육 시스템을 ‘누가’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쩌면 다른 OECD국가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들의 고용시장은 우리보다 탄력성이 좋기 때문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금융노조원들은 최악의 경우에도 ‘명퇴금’라는 명목으로 다른 직업군들이 볼 때 섭섭하지 않은 보상을 받아왔던 것을 생각해 보면 무풍지대나 다름 없어 보인다. 그 온실 속에서 성장해온 금융계 종사자에게는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송근석기자 / shark@goodmonda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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