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석유화학·기계·의약품 등 높은 증가율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산업의존도 요인분해를 통한 우리 경제의 IT산업 의존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글로벌 교역과 대체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2010년 이후 글로벌 교역과 일부 비동조화되는 모습이다.
휴대폰, 디스플레이, 조선 등의 일부 업종은 글로벌 교역 대비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반도체·석유화학·기계·의약품 등은 글로벌 교역 대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2000년대 3.9%에서 2010년대 11.6%로 7.7%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휴대폰은 21.7%에서 –4.7%, 디스플레이는 24.6%에서 –3.1%로 감소전환했다.
2019년 기준 산업별 수출내 비중에서도 반도체가 17.9%로 가장 높았다. 휴대폰은 3.4%, 디스플레이는 5.6%에 불과했다.
반도체의 경우 2000년대 메모리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의 영향으로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했으나 2010년 이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 등 기조적 수요 확대와 이에 따른 가격상승에 힘입어 상승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기업 국적별 매출액 기준)은 58.5%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2010년대 이후,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급격히 하락
반면 디스플레이와 휴대폰은 2000년대 수출점유율이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2010년대 이후 중국과의 경쟁 심화, 생산시설 해외이전 등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또 비IT산업 의존도는 2000년대 대부분 산업에서 높아지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커졌으나 2010년대에는 산업에 따라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석유화학, 기계, 배터리 등은 한층 강화된 국제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중이 확대됐으나 조선은 글로벌 교역과 경쟁력 모두 약화되면서 크게 축소됐다.
보고서는 “반도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등 주요 비IT산업과 배터리, 의약품 등 신성장산업의 비중이 확대됐고 배터리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크게 확대됐다”며 “이러한 산업구조는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글로벌 팬데믹 특성과 맞물려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 산업간 융복합 통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다만 “반도체 등 일부 특정부문에 대한 의존도 확대는 예상치 못한 대내외 여건 변화가 전체 경제에 가져올 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4차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강국이며 이차전지, 바이오, 5G 등 신기술·신산업 비중도 늘려가고 있어 향후 글로벌 산업구조 변화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플랫폼산업(제조+서비스), 전기차(자동차+이차전지), 전기·수소 추진 선박(조선+이차전지 또는 수소에너지), 자율주행차(자동차+ICT+AI) 등 산업간 융복합을 통해 새로이 창출되는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출처 : 뉴스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