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더니 – ‘마스크 5부제’를 보는 눈

정부가 마스크문제로 골머리를 앓더니, 드디어 ‘마스크 5부제’를 해법으로 내 놓았다. ① 9일부터 1인당 마스크 구매량을 매주 2개로 제한한다. ② 사람이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을 나눠 마스크를 사야 한다. ③ 중복구매를 막기 위해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④ 자녀를 위한 대리구매도 불가능하다. 장애인을 위한 경우에는 관련 증명서를 내야 한다.

국민에게 친절하고 주도면밀하며 창의적이라는 정부의 마스크대책은 또 다른 실패를 예견하고 있다. 코로나사태 초기부터 방역전문가들은 줄곧 ‘마스크는 일회용이며, 사용 권장 시간은 8시간’이라고 해왔다.

더군다나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하나 같이 ‘줄 서서 마스크 사는 일’을 없애겠다고 강조하더니 기껏 1주일 2장에 차량 5부제도 아닌 마스크 5부제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한마디로 어의가 없다고나 할까 국민들은 그저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일주일에 한 사람당 마스크 2장까지만 살 수 있게 제한하는 수요 억제에 초점을 둔 대책이다. 물론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평등하게 골고루 배분하려는 의도임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일주일에 마스크 2장으로 어떻게 버티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일일 마스크 생산량은 1200만장 내외라고 하지만 마스크용 필터를 감안하면 하루 1000만장 수준이다. 당장 급한 지역인 대구만 해도 인구가 250만명이다. 부산인구도 350만명이다. 경제활동인구 약 3천만명을 감안하면, 정부가 호언장담하던 충분한 마스크 공급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민의 마스크 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현실은 대통령의 발언을 공허한 울림으로 끝나게 했다. 급기야 문 대통령은 3일에야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공식 사과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만 것이다.

이때를 전후하여 정부는 ‘마스크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면 마스크도 권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정부 권고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경제적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코로나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확진자와 접촉만 해도 2주간 격리되고, 사업장의 문을 닫아야 하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서서히 분노로 변해가고 있다. 그런 분노가 이제는 터질 지경이다.

<사진 : ytn 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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