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 촉구

피치 대중 관세 부과, 성장률 0.5%p 낮추는 요인

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42%이다. 이런 이유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최근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 부과 조치의 여파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피치는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미나를 열고 한국 국가신용등급과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피치는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에 한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하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한일 간 긴장 고조가 일본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커

제레미 주크(Jeremy Zook)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담당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 중 하나”라며 “한·일간 긴장고조는 기업, 투자심리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서 “한일 양국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상대국을 배제한 조치는 공급망을 교란하고 기업의 불확실성을 초래해 성장에 역풍이 되고 있다”며 “이런 조치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의 정도는 불확실하며 한일 긴장 고조로 투자심리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일 간 긴장 고조가 일본 경제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낮출 것으로 전망

피치는 또한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8월 금통위에서는 동결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8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1.75%로 조정한 만큼 시장은 10월, 11월 두 차례 남은 금통위에서 한 차례 추가 금리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크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금리 인하 등으로 한은이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도입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생겼다”라면서도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두 번째로 높은 가계 부채 수준은 제약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금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0.3%포인트 낮춰

또 “한국 경제는 단기적으로 굉장히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 대비 0.3%포인트 하향한 수준이다.

내년 전망도 2.3%로 0.3%포인트 낮췄지만, 국가신용등급은 ‘AA-’(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8월 발표 당시 피치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저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과제 하에서 양호한 대외‧재정건전성,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를 반영해 등급 유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크 애널리스트는 “한국이 단기적인 도전 요인을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재정, 대외 완충장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견해를 반영했다”며 “이런 강점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고령화, 낮은 생산성 등 구조적인 요인을 상쇄한다”고 했다.

피치가 한국을 평가하면서 벤치마킹하는 국가는 독일

주크 애널리스트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피치가 한국을 평가할 때 벤치마킹하는 국가는 독일이다. 한국과 수출의존도가 비슷한 나라가 독일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국내총생산(GDP)의 46%를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독일도 미·중 무역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독일 경제를 지탱하는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2370만 대로 전년 대비 4.1% 감소해 29년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14% 떨어졌다. 4년 전부터 중국에 합작법인과 생산기지를 설립해 현지를 공략해온 독일 자동차 기업은 날벼락을 맞았다. 올해 상반기 독일 자동차 생산과 수출은 전년 대비 12%, 14% 감소했다.

문제는 독일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주크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국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재정 부양조치를 집행할 수 있는 단기적 재정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공부채 수준이 낮고 재정관리 이력이 양호해 공공부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신용등급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 예산 대비 2020년 중기재정 전망의 재정 기조가 상당히 완화한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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