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이 외친 ‘3.5%’에 무너진 박근혜정부
2016년 11월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국회는 광장의 촛불만 기다리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 실천해야 한다”라며 “주권자는 광장에서 ‘3.5%의 법칙’(에리카 체노웨스)을 실천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 인구 5천만명의 3.5%인 175만명 이상이 광화문 등 전국각지에서 비폭력 시위로 정권퇴진을 이끌었다.
여기서 3.5%는 미국 덴버대학교의 정치학과 에리카 체노웨스(Erica Chenoweth)교수의 연구논문 ’시민저항이 성공하는 이유(Why Civil Resistance Works)’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체노웨스는 “(저항 운동) 절정기에 인구의 3.5%가 참여한 것 중 실패한 사회운동은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를 ‘3.5% 법칙’이라고 불렀다.
특히 시위가 비폭력일 경우에는 폭력 시위보다 성공 가능성이 2배는 더 높았다. 비폭력 사회 운동의 53%가 정치적 변화를 가져온 것에 비해 폭력은 26%에 그쳤다.
♦ 비폭력 시민운동이 폭력보다 더 효과적
비폭력적 시민운동이 더 효과적인 이유는 ‘시민의 힘’이라고 한다. 그녀는 시민운동이 비폭력적 방식으로 전개될 경우 더 많은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고, 점차 힘을 얻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비폭력 시위는 공개적인 토론이 가능해서 민주적이며, 비폭력 시위가 벌어졌다는 뉴스가 더 많은 이들에게 도달하기 쉽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 시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어난 불매운동을 예로 들었다. 당시 많은 흑인 시민들이 백인들이 소유한 회사 제품 구매를 거부했다. 결과는 국가의 백인 엘리트층의 경제적 위기로 이어졌고, 이는 1990년대 초반의 분리 정책 종식에 이바지했다.
♦ 트럼프에게 반전의 기회를 준 폭력시위
체노웨스 교수도 11월 미국대선의 주요 변수인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를 주시하고 있을 것임에는 의문이 없다. 그녀가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선거전에서 이상기류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연일 계속 되는 폭력시위가 민주당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시위대의 폭력과 약탈 장면이 TV화면을 자극하는 반면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트럼프 회생의 기반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외에도 트럼프가 재선 될 가능성은 여러가지다.
10월 하순 벌어지는 TV토론에 트럼프가 바이든에 비해 월등히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도 그 중 하나이다. 트럼프는 젊은 시절부터 TV리얼리티 쇼에 익숙하다. 2016년 힐러리 후보와의 TV토론은 미국 대선 역대 최악으로 혹평 받았지만 트럼프의 승리로 귀결 되었던 바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투표율이 낮은 흑인과 히스패닉이 주요지지층이라 점도 약점이다. 이들은 코로나 걱정으로 우편투표로 몰릴 것으로 보이는 데, 설상가상으로 우편투표가 무효 처리되는 비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반면에 공화당지지자들은 원래 직접투표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폭력시위가 거칠어질수록 트럼프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리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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