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연기법

이틀 넘게 비가 오더니만, 한라산 주위에는 흰색으로 또 치장을 하였고, 새벽 도량석 때 바라본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거린다.

절 마당엔 떨어진 벚꽃 잎들이 하얗게 펼쳐져 있고, 서귀포 쪽엔 벌써 철쭉이 피기 시작했다.온 산을 형형색색 바꾸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인연이 오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또한 세상은 코로나라는 이름을 가진 바이러스가 인간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는 매스컴들을 온종일 지저분하게 만든다.

“영웅은 결국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둔 경험에 발목을 잡힌다”라는 토인비 말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만나는 인연의 흐름에 거스르지 말아야 할 텐데… 어느 땐 우리들 스스로 옭아매는 어리석음을 자초한다.

“내 스스로 부처임을 깨닫고 내 안에 성령이 임하시어 내 스스로가 하나님의 자식임을 깨닫고,,,”

그 순간이 바로 어쩌면 내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인연들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지 않을까? 그런 느낌으로 산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드문 현상일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저 존재하고 있으니 존재할 뿐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오랜만에 나와 본 애월의 저녁 바닷가 파도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떨어지는 태양은 그저 나를 미소 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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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물결이 자기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물결치는 것인가?

다만 바람의 인연으로 잠시 파도의 모습을 보일 뿐이다.

바다 자체가 파도의 모습을 나타내 보이기 위한 것도 아니다

잠잠할 때나 물결이 사납게 출렁일 때나 바다 자체가 한일은 아무 것도 없지만,

단지 인연으로 잠깐 물결의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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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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