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기발한 산법 – 폭력시위 확산 될수록 대선에 유리

노골적인 미필적 고의 행보로 지지자 결집 시도

지난달 23일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씨가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을 받았던 커노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필적 고의적인 행동으로 백인 지지자들을 결집 시도가 있다는 의심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레이크 씨의 가족들은 따로 만나지 않은 채 현지 간담회에서 “이는 평화 시위가 아니라 국내에서 벌어지는 테러 행위”라고 시위대의 폭력성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폭력을 멈추려면 이 폭력을 포함한 급진적 이데올로기와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의 본질은 뒷전에 두고 폭력시위를 비난함으로써 ‘질서의 수호자’ 이미지 부각으로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다.

61일 백악관 근처 교회 앞 기념사진도 같은 맥락

트럼프의 이런 행동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지난 6월 1일(현지시각)에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폭력 시위에 군대 동원 방침을 밝힌 뒤, 백악관 근처 세인트 존 교회를 걸어서 방문해 성경을 들어 보이며 사진촬영을 하는 기이한 행보를 보인 적도 있다.

경찰은 트럼프의 ‘깜짝 방문’을 위해 시위대를 최루탄과 고무탄을 쏴서 밀어냈었다. 이윽고 교회 앞에 선 트럼프는 성경을 들어 보이며 사진촬영을 했다. 그 과정에서 취재진이 ‘그게 당신 성경이냐’고 묻자 “성경이다”라며, “우리는 위대한 나라를 갖고 있다. 그게 내 생각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라고 말한 뒤 다시 걸어서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당시에도 언론은 트럼프가 왜 그 교회를 갔는지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며, 역대 대통령들이 방문해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이 교회가 폭력 시위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법질서 수호’에 보수층의 지지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국민을 분열시켜 자기 지지층을 공고히 하려는 초석을 깐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 격화될수록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

이런 가운데 미국 월가에서는 ‘바이든 대세론’에 대한 회의적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될 경우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투자자들의 대비를 조언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트럼프는 바이든에 비해 한참 뒤졌었지만 이제는 가능성이 거의 반반”이라며, “이전 사례들을 봤을 때 평화시위가 폭력시위로 변질되면 5∼10%포인트 정도의 지지율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간다”고 분석했다. ‘법과 질서’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의 표심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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