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200m 이상 106채의 신축빌딩 완공 전년대비 20% 감소
CTBUH는 전 세계 프로젝트가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연례 보고서에서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작년에는 200m 이상 106채의 신축빌딩이 완공되어 2019년의 133채에 비해 20% 감소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저치이다.
세계적인 고층건물 신축에 새로운 역사를 써온 중국은 당국이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중국은 2020년 총 56개의 200미터 이상 신축빌딩은 2019년에 비해 단 한 채만 줄었다. 그러나 이는 2019년도의 전년 대비 40% 감소에 이은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감소추세에 대해서 CTBUH는, 중국은 사실상 코로나19의 영향을 넘어선, 건물 신축을 위한 과도한 부채에 대한 경각심과 “지나치게” 높은 건물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중국 국무원은 “과대규모로, 외국인 중심적이고 이상한” 건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2020년 6월에는 500미터 이상의 건물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의 원래 진원지인 우한에 신축한 339미터 초고층 빌딩을 포함하여 올해 200미터 이상 신축건물의 절반 이상인 56건을 차지했다.
◆ 뉴욕, 두바이 등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중
중국이 위축된 가운데, 두바이는 작년에 총 12개의 마천루를 완성하여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선전(Shenzhen)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뉴욕시는 올해 두 개의 가장 높은 새 빌딩을 올렸다. 센트럴 파크 타워와 427미터 원 밴더빌트 빌딩이다. 인도와 멕시코도 2020년에 각각 뭄바이와 몬테레이에 가장 높은 빌딩을 완공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런던에도 200미터가 넘는 4개의 빌딩이 올라섰다. 영국으로서는 한 해 동안 이룩한 최고 수량이다.
CTBUH은 2021년에 전 세계 200m 이상의 건물 125개에서 150개 사이가 새로 지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장기적인 영향으로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고층 빌딩은 완공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데, 투자 감소가 일어나면 건물 완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2008년의 경제 위기 후 2010년과 2011년까지 감소한 마천루 신축을 증거로 제시했다.
◆ ‘마천루의 저주‘는 과연 사실인가?
‘마천루의 저주’는 1999년 도이체방크의 분석가 앤드루 로런스가 100년간 사례를 분석해 내놓은 가설로, 과거 역사를 보면 초고층 빌딩은 경제 위기를 예고하는 신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초고층 빌딩 건설 프로젝트는 주로 호황기에 시작되지만 완공 시점엔 버블이 꺼지면서 결국 경제 불황을 맞는다는 게 이 가설의 핵심논리다. ▲ 1931년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381m) 완공과 대공황 ▲ 1970년대 중반 뉴욕의 세계무역센터(417m)와 시카고 시어스타워(443m)가 세계 최고 빌딩으로 올라선 직후 오일 쇼크 발생 ▲ 199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타워(451.9m)완공 후 닥친 아시아 경제 위기와 대한민국의 IMF등이다.
◆ 현대차, 실리콘 밸리를 탈출하는 IT기업들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국도 2005년 전후만 해도 수도권 일대에 100층이 넘는 초고층 계획이 10여건에 달했다. 그러나 잠실 롯데타워만 제외하고 모두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2008년 뉴욕 발 금융위기의 영향 때문이었다.
그러나 롯데그룹도 마천루의 저주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룹 경영권 분쟁과 경북 성주 롯데 골프장 사드포대 설치로 야기된 중국내 반 롯데 감정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 삼성동에 들어설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높이 571m, 115층으로 예정되어 있어 제2롯데월드에 비해서도 15m가 높다. 초고층 빌딩은 효율로만 따지자면 비경제적이다. 60층이 넘으면 단위면적당 건설비가 2배로 늘어나고, 100층이 넘으면 3배에 달한다고 한다. 원가가 높으니 임대료도 높을 수밖에 없다. 다른 빌딩에 비해 2~3배 높은 임대료로 임차인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효율성 분석의 산술이다.
‘마천루의 저주’라는 말처럼, 실제 나쁜 귀신이 건물에 빙의하는 건 아닐 것이다. 문제는 기업이미지 제고라는 명분으로 추진된 사업들이 유동성을 위협할 수 있는 현실이다. 현대자동차는 실리콘 밸리의 유수한 기업들이 코로나19에 편승하여 재택근무비율을 늘려가고 있는 한편, 부동산 가격이 저렴한 텍사스주 오스틴(Austin)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진 : 2020년에 세계에서 27번째로 높은 건물로 완공된 상하이의 콴탄 센터 빌딩 / CNN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새해에 복많이 받으세요.좋은 정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