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매화나무

비가 살짝 내리는 그제에는 삼방산 부근에 있는 송악산 둘레길엘 다녀왔다. 그 곳은 둘레길 전체가 비에 젖은 맨땅이 없어서 작은 강아지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기에 적절한 곳이어서 강아지랑 같이 산책을 하였다.

그 곳은 벌써 봄을 재촉하는 유채가 활짝이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이 별로 없다. 토요일인데도 … 코로나로 인한 경제가 말이 아닌가보다.

금수저들이야 처절한 삶의 현장을 경험할 기회가 없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한두번 혹은 지난한 세월동안 그런 좌절과 절망의 세월을 보내본 과거가 있으리라.

나 또한 어려서는 그냥 살고 있으니 살아났고, 결혼해서는 두어번 정도 쌀이 없다는 아내의 슬픈 목소리를 들었었다. 아내는 기억도 없을 수 있지만 내 기억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내면의 슬픈 기억을 어찌 하겠는가?

좌절의 절벽에서 기어오르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얼마나 많겠는가? 스스로 무너지기도 하고 주위의 조건들이 발목을 잡기도 하고… 참으로 어려운 시기이다.

절 주위에 심어놓은 매화나무에서 며칠째 내린 비와 바람으로 피지 못한 봉오리들이 그대로 무너진다.

그러한 작은 슬픔들에 울컥거리는 것은 나이 때문 일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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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면 누구나 풀썩 주저앉을 수밖엔 없다.

좌절과 절망들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들이 곧 삶이다.

올라서다가는 떨어지고, 뭉개지다가는 다시 나아가고 …

지옥이 일상이고, 일상이 지옥이라는 걸 느끼면서 수없이 무너지는 게 삶이다.

순하게 받아들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깨달음을 얻어 어떤 경지에 도달하는 것 — 그것은 가짜다.

한겨레 신문에서(정혜신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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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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