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프레임으로 화폐를 바꾸겠다는 수상한 한은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그린 이순신, 이이, 세종대왕, 신사임당

화가 이당(以堂) 김은호, 월전(月田) 장우성, 운보(雲甫) 김기창 등 세 사람의 화가에게는 공통점들이 있다. 첫째, 이들은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수묵채색화 작가들이다. 둘째, 정부 표준영정 작가들로 화폐 속 위인들의 그림을 그렸다. 마지막으로 가장 결정적인 공통점은 세 사람 모두 고인이 된 후인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되었다.

화폐도안의 표준영정

현재 쓰이고 있는 화폐인 100원화(이순신)은 장우성화박이, 5000원권(율곡 이이)는 김은호화백, 1만원권(세종대왕)은 김기창화백, 5만원권(신사임당)은 김은호화백이 영정을 그렸다. 이들이 그린 영정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표준영정으로 지정하여 영정 난립을 막고 있다.

이들 화폐 중 100원짜리 동전 속 이순신 영정이 바뀌면서 새로운 동전이 나올 예정이다. 현충사관리소에서 100원 표준영정 지정 해제를 신청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에서 해제를 심의 중이다.

한은은 “충무공 영정의 표준영정 지정 해제 여부가 가장 먼저 결론이 날 테니까 바꾸게 된다면 100원짜리의 모습이 먼저 달라질 것”이라며 “100원짜리는 현재 동전들을 녹여서 새로 만들면 되므로 크기나 재질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교체에 큰돈이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는 나머지 지폐인 5000원권, 1만원권, 5만원권 지폐의 표준영정 해제 여부도 같은 길을 갈 것으로 예상 된다는 점이다.

풀려나간 5만원권 70%가 되돌아오질 않아

올해 7월까지 5만원 권은 15조3036억원이 발행됐는데 이 중 4조7602억원이 환수됐다. 환수율이 31.1%로, 2014년(연간 환수율 25.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음지’로 숨어든 5만원권을 ‘양지’로 끌어내지 않을 경우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서 찾을 수 있다. 장래에 대한 불안감에 소비 자체가 줄어들면서 5만원권 사용이 줄었다. 돈이 돌지 않으니 경제회복이 될 수 없다. 저금리에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현금부자들이 자기 집이나 은행 대여금고에 돈을 쌓아두고 있느니, 음성적 금융거래나 정치자금 등으로 지하로 숨어들었다는 추측만 난무하다.

시중에 돈이 돌아야 소비가 진작되고 경제 활성화도 가능하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이런 문제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뜬금없지만 상투적인 친일논란으로 화폐도안을 바꾼다는 아이디어의 기점이 수상한 이유다.

댓글 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