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창 친구가 내 방에서 같이 며칠을 보냈다.
세속의 냄새에 민감하면서도 동양 사상에 대해 폭 넓은 지식을 갖고 있는 특이한 친구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이는 투박함과 건방스런 말투… 하지만 속이 깊은 친구다.
40년 넘게 쌓아온 관계는 서로간의 진실함과 이해 그리고 서로의 존중과 인정이 같이 하지 않았겠는가? 우리에게 남은 세월 또한 그런 관계 속에서의 시간이리라.
또한 법당에서 단 둘이만 예불을 모시는 인연이었으니 별스런 인연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머무는 동안 발목이 좋지 않은 친구를 데리고 오름의 둘레길들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친구의 훈계하듯, 호령하듯, 명령하듯, 설득하듯 하는 그의 말솜씨에 이겨본 적이 없는 듯하지만 져 본 적도 없는 듯하니 무슨 시비가 있으랴!
그렇게 지나가는 세월을 어찌 하겠는가? 주지스님 왈 “70이 넘어 보이네요” ㅎㅎㅎㅎㅎㅎㅎ
하지만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나쁜 것이 결코 아니다. 긴 세월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고, 그 삶에 감사해야 할 가치가 있다.
이젠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에 이야기하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이젠 우리 자신에게 돌아올 시간이 되었으면…
이젠 세상을 바꾸지 못하는 안타까운 시간에서 벗어났으면…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근심들을 가슴에 담아두지 말고
바로 이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지혜가 우리에겐 필요한 시간인 듯하다.
미래는 현재의 순간들이 모여 나타나는 결과물이 될터인즉 되어가는 대로 두면 되지 않을까??
,,,,,,,,,,,,,,,,,,,,,,,,
엄청난 바람과 비가 휘몰아친다.
태풍 “바비”가 지나가고 있다.
>>>>>>>>>>>>
내 인생은 날고 오래된 암자와 같다.
가난하고, 단순하며 그리고 조용한…
— 료칸 —
>>>>>>>>>>>>
제주대머리 / 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