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산 오솔길

산행을 해본지 한참된듯 하다.
다행히 이 곳 삼랑진엔 산세가 좋다.
차로 산중턱에 있는 천태호수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산행이라기 보外息諸緣 内心無喘(외식제연 내심무천)
“밖으로는 모든 인연을 쉬고,  안으로는 마음의 헐떡임을 없게하라.”라는 생각으로 그리 높지 않은 산 중턱의 작은 산길을 걷는다.

많은 낙엽들 때문에 미끄럽기도하고, 어느 땐 길을 잃어 쪼금 헤매기도 하지만 해발이 얼마되지 않아 바로 또 길을 찾는다.

며칠째 다녀보지만 이 곳엔 사람의 인기척을 느낄 수가 없다.

그냥 호젓해서 좋다

그리고 사람들이 거의 오가지 않은 덕에 쌓여진 여러가지들의 낙엽들을 밟으며 상념에 잠깐 젖어보기도 하는 여유로움도 있다.

어쩌면
내안에서 반짝거리는 여러가지의 감정들~~
나의 내면 깊숙히 숨어있는 어쩌면 소중한 가족들일 수도 있다.

기쁘고 슬픈 감정
소심해서 일어나는 토닥거림의 소리들,
화나고 짜증나고 하는 까칠한 성품들,
그러한 여러가지의 감정들이 내가 밟고 지나가는 낙엽을 닮았다.

어쩌면 이 낙엽들처럼 아무런 쓸모없겠지만, 쉼없이 나라는 존재를 그렇게 표현하곤 사라진다.

이렇게 바깥의 현상으로부터 나타나는 감정들의 인연들에 이젠 잠시 내려놓고 쉬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오솔길을 재촉한다.

멀고 가까운 산골짜기에서 피어나는 운무가 오늘따라 상큼스럽다.

 

인도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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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息諸緣 内心無喘(외식제연 내심무천)
밖으로는 모든 인연을 쉬고,
안으로는 마음의 헐떡임을 없게 하라.

——-육조단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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