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미국인들은 철저한 개인주의와 냉엄한 사회분위기로 추락을 두려워한다. 이런 이유로 할리우드 상업영화는 대부분 해피엔딩이다. 현실의 어려움을 영화로 위안 받는 것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 분)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고향 땅을 보면서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 오를거야 !”라는 다짐으로 관객의 기립 박수를 받은 마지막 장면이 대표적이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제목에서부터 버터냄새가 물씬 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할리우드의 한물간 액션 스타 ‘릭 달튼’을 맡았다. 릭의 스턴트 전속대역인 ‘클리프 부스’로 브래드 피트가 등장한다. 예전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으려 치열한 노력을 하는 릭의 곁을 지키는 클리프의 인내 속에서 둘의 우정이 돋보인다.
영화의 배경은 1969년 비극적 이야기인 ‘배우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이다. 그러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답게 해피엔딩으로 끌고 간다.
총과 칼을 들고 심야에 릭의 집에 침입한 3인조 히피족들은 클리프와 애견 핏불 테리어의 협공으로 두 명이 집안에서 목숨을 잃고, 한 명은 집밖으로 쫓겨 나가 총을 쏘아 대며 날뛰다가 릭의 화염방사기에 의해 살해 된다. 결국 악당들만 골라 잔혹하게 살해하고 ‘우리편’은 모두 살아남는 해피엔딩이다. 일부 비평가들은 너무 잔인하게 죽였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세상을 더럽히는 쓰레기는 돈으로 분리수거할 수 있지만, 마음속의 응어리는 이렇게 해서라도 푸는 게 정신건강에 유익해 보인다.
사람들의 삶이 힘들수록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영화가 흥행이 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