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 대통령 꿈꾸는 푸틴 – 헌법 연임 제한 없앨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 연장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대통령 임기 제한 삭제 등 개헌을 통해 3연임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스웍스>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월드트레이드센터(WTC)에서 연례 연말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정치학자 등은 헌법이 대통령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 한다”며 “이 조항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헌법은 사회 발전에 따라 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임기를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해 헌법 개정 가능성을 밝히며 임기 연장의 뜻을 내비친 것이다.

현행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 3연임 이상을 금지하고 있다. 사실상 20년간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이 중간에 대통령직을 내려놨던 이유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연임한 뒤 2008년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세우고 자신은 총리를 맡아 ‘배후 조종’하는 방식으로 3연임 제한을 피해갔다.

4년 뒤인 2012년엔 6년으로 임기가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2연임 중인 푸틴 대통령의 현재 임기는 2024년까지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헌법 개정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을 뿐이며 내 쪽에서 준비한 것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주요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본격 임기 연장에 나서기 전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이번 발언을 내놨다고 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 대통령의 연말 기자회견은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쳐 연출되는 행사”라며 “그간 기자회견도 (문답보다는) 사실상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는 성격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이 개헌 가능성을 언급해 임기 연장 가능성을 점쳐보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민주당이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 소추안을 통과시킨 것을 비난하며 탄핵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것(트럼프 탄핵안 통과)은 내부 정치 투쟁의 연속일 뿐이며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다른 수단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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