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잡초

올해는 비가 많이 오는 듯하다. 절이 제주도 중산간도로에 위치해 있다 보니 억수 같은 쏟아지는 비가와도 조금만 지나면 땅 소게 스며든다.

많은 비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절 마당 잔디에는 잡초들이 빨리도 자라나는 것 같다. 하루 한 시간 정도 잡초 작업을 하는 것으로는 잡초 제거가 어림도 없다.

하지만 잡초 뽑아내는 일도 또 한 수 배우는 시간이니 어찌 소홀히 하겠는가?

끊임없이 올라오는 잡초에게 승부를 거는 어리석음을 어찌 눈치 채지 않겠는가?

잡초는 나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갈 뿐이니, 나 또한 내 일상을 살아갈 뿐이려니,,,,,,,,,,,

혼돈이 정리되면 또 다른 혼돈이 밀려오고,

망상이 끊어지면 또 다른 망상이 스며들고,

갈등이 마무리되면 슬며시 또 다른 갈등이 비집고 올라오듯이 말이다.

그러니 생명체는 생로병사(生老病死)요,

사물엔 성주괴공(成住壞空)이며

마음은 생주이멸 (生住異滅)의 윤회인 것을 어이 하겠는가?

이제 쪼금 눈치 채며 산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나는 나이 드는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주어진 인생은 선물이고 행운이다.

바로 나와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인연들과 함께 지금 이 향연의 주인공들이니 말이다.

어찌 잡초가 소중하지 않고,

어찌 망상과 혼돈 조차도 소중하지 않겠는가?

단지 내 역할에 충실할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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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과거에 생긴 것이 아니고,

미래에 생길 것도 아니며,

현재에 일어날 것도 아니며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 붓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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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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