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현담’스님, 수행 중인 미얀마 파욱 명상센터에서 포즈를 취했다>
미얀마에서 명상 수행 중인 ‘현담’스님의 에세이를 골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제목 : 낙엽과 망상
3월초이지만 이곳은 2월 중순부터 더워지기 시작하더니만 지금은 낮에 35도를 넘나든다
양곤은 40도를 넘나든 단다.
그래도 바람이 불면 몸의 습기를 데리고 가니 조금은 시원하다.
처음엔 비가 오는 줄 알았다.
숲속에 있으니 나뭇잎끼리 부딪히는 소리, 열매 떨어지는 소리들이 비오는 소리를 닮았다.
나뭇잎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
명상 센터 가는 길엔 미얀마스님들이 시간만 있으면 빗질을 한다.
빗질을 하고 나아가는 뒤로 또 낙엽들이 쌓인다.
빗질하는 스님의 무심한 마음이 고맙다.
쌓여만 가는 낙엽처럼 인간의 고민은, 사람들의 망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겼다간 잠시 머물곤 사라진다.
순간순간 변화하면서 나중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사라지고, 또 다른 형태로 내 앞에 자릴 잡는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넌 누구냐?”
“누가 보냈냐?”
미얀마에서 3월 6일
제목 : 작별인사
점심 공양후 산책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꼭 한번씩 속도를 내며 달리는 트럭이 하나 있다.
차가 달리면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이 난리다.
쫓아가다가 제풀에 꺾여 스르르 멈추고 만다.
그런 낙엽들이 모여진 곳에서 낙엽을 한차씩 실어내는 트럭이다.
나뭇잎들도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본체로부터 떨어지고, 마르고 , 쓸리고 모아진다.
모아진 낙엽들은 또 어디론가 실려 나간다.
낙엽들도 제 가야할 길을 어김없이 찾아가건만 ———
애매모호한 나에겐 버려야 할 것과 간직해야 할 것의 구분이 명확하질 않아 머리 속이 복잡하게 꼬이곤 한다.
떠나보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이 되면 확실하게 작별인사를 하여야 하는데,
항상 머뭇거리면 항상 곁에 둔다.
아래 일본 선승이 쓴 글귀처럼——-
“오늘도 나는 커다란 배낭을 메고 해변을 따라 걸어가는 선승을 본다
그짐이 너무 무거워 그의 발걸음은 마치 분화구같은 발자국을 만들었다.
그 배낭에는 “나” 라고 씌여있었다
미얀마에서 3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