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란 동서(同壻)보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을 말한다.”는 말이 있다. 실질적인 소득이 문제가 아니라 비교상대인 동서와의 상대적인 생활수준이 더 현실적인 평가기준이라는 의미다. 비교상대가 하필이면 와이프 자매의 남편이라는 점은 가정경제에서 부인의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동서고금을 통해 남자들이 와이프의 바가지에 시달려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이웃집에 대형 냉장고가 들어가면, 무리를 해서라도 기필코 그 냉장고를 사들이는 경향이 엄연하다. 결국 스스로를 이웃과 비교하여 불행해지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현상이 강남 부동산 불패신화를 나았다는 것이다. ‘학군’은 한국은 물론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들에 있어서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미국은 학교와 담장을 이웃하면 학생들의 소음이 있지만 자녀들의 통학이 쉽다는 이유로 다른 곳보다 집값이 비싸다.
한국의 경우 수시 비중이 70~80%로 크게 늘어나면서, 대학 입시 내신에는 강남 학군이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친구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그 친구들의 ‘영향’을 받아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리라는 기대 때문에 이웃이 강남으로 이사 가면 따라서 이사 간다.
이웃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이러한 현상을 경제학에선 ‘이웃효과(neighbor effect)’라고 한다. 이웃의 재산이나 소득과 자신을 비교해서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가난한 나라 부탄이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너나 나나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이웃효과’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도서관에서 옆자리의 사람이 열심히 공부하는 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세를 바꾸게 된다.
자신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소 무시하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고급 승용차를 몰고 동창모임에 나왔을 때 “나도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하겠다.”는 결심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운을 탓하는 사람보다 성공할 확률이 더 클 것임은 당연하다. 긍정적 ‘이웃효과’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게는 이런 긍정마인드에서 나오는 의지가 요구된다. 그렇게 되려면 주변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성공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눈부신 성공이 한국에 부족한 이유는 정부지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청년 개인의 의지 문제인 것으로 의심된다.
게다가 “요즘 같은 불황에 무슨 일을 해도 성공 확률이 낮다”는 생각으로 공무원시험 등 취업문으로 자식을 내모는 ‘이웃효과’ 일지도 모른다. “자식이 공무원 시험 합격증 받는 날이 자신의 진정한 은퇴 시기가 왔다는 의미”라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부정적 ‘이웃효과’를 양산 하고 있는게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