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배기관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확진자가 거주하던 아파트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중국 당국이 아직까지 부정하고 있는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이 강력하게 의심 되는 대목이다.
♦ 경찰까지 동원, 새벽 시간 주민 대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보건 당국과 경찰이 11일 새벽 홍콩의 캉메이(康美)아파트에 사는 35가구 거주민 110명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예방 조치는 아파트 3층 307호 사는 62세 여성의 감염에서 촉발됐다. 12번째 환자인 75세 남성은 1307호에 살고 있다. 10층이나 떨어진 주민 사이에 감염이 일어난 것은 배기관을 통해서였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전염병 권위자인 위안궈융(袁國勇) 홍콩대 교수는 현장 답사를 마친 후에 “배설물을 옮기는 파이프라인이 공기 파이프와 이어져 있어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아래층 화장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중국 당국, 에어로졸이나 분변으로 전파되는 증거는 확실치 않다며 부정
1307호 화장실의 배설물 파이프라인이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환풍기를 틀면 변기에 남아있던 바이러스를 품은 공기가 배기관을 통해 307호 화장실로 이동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위안궈융 교수는 “아직 정확한 전염 경로를 알 수 없으며 비말·접촉 등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며 “예방 차원에서 아파트 소개 조처를 하고, 보건당국 관리들과 기술 인력이 비상 점검을 했다”고 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9일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아직 신종코로나가 에어로졸이나 분변을 통한 경로로 전파된다는 증거는 확실치 않다”며 우한 폐렴이 에어로졸 형태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탑승객이 3,700명에 달하는 일본 크루즈에서 우한 폐렴 감염자가 계속 나와 감염자수는 136명에 달하는 상황을 볼 때 우한폐렴도 사스와 마찬가지로 에어로졸 감염이 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방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홍콩의 캉메이(康美)아파트 전경 / SCMP에서 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