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경제 바로미터 국제유가의 심상치 않은 하락
‘바로미터(barometer)’는 대기압을 측정하는 기계다. 우리가 기압을 측정하는 이유는 저기압일 때는 날씨가 흐리고 고기압일 때는 날씨가 맑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로미터라는 말 자체가 어떤 징조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마찬가지로 국제유가는 향후 세계경제의 호황과 불황을 예측하는 바로미터로 사용된다. 그런데 국제유가가 심상치 않다, 6일 서부텍사스산 원유 WTI는 10.07% 하락해 배럴당 41.28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도 9.44% 하락한 45.27달러로 2017년 6월 이후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 우한폐렴이후 날개 없는 국제유가 추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우한에서 발생한 이후 국제유가는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왔다. 중국발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실제적으로 전 세계 항공편 중단 사례가 속출하여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 들어와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2%,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31% 내렸다.
♦ 산유국 연합체 OPEC+ 감산 합의 불발
6일 유가 폭락에는 산유국들의 불협화음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모인 ‘OPEC+’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OPEC은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각각 100만배럴, 50만배럴씩 추가 감산하자고 주장했지만 러시아가 받아들이지 않아 판이 깨졌다.
러시아로서는 유일한 캐시 카우를 잃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산유국들도 있지만, 러시아보다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 특히 중동 패권자인 미국과 사우디의 약점을 물고 늘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 전 세계정치경제의 공동과제가 된 – 油價올리기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권력 장악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작년 12월 11일 상장한 아람코가 유가 하락을 용인 할 리가 없다고 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손익분기점이 60달러라고 알려진 미국으로서도 더 이상의 유가 하락을 방치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이제 유가를 올리는 방책은 전 세계정치경제의 공동과제가 되어 버렸다. 과거 유가가 올라가는 데 어떤 사건이 기폭제가 되었었는지 생각하며, 매사에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때이다.
<사진 : CNN 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