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다른 일본 – ‘뭉쳐야 산다’

♦ 삼인일각(三人一脚)게임에 능한 일본

일본은 전통적으로 삼인일각게임에 능하다. 정치인, 경제인, 관료 등 3자가 한 통속이라는 말이다. 서로가 서로를 봐주며 똘똘뭉쳐 자국의 이익을 표방하며 삼자의 이권을 향유한다. 이들의 긴밀한 유대관계는 명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정경관(政經官) 3각 밀착은 일본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았다. 특히 수입장벽을 높여 자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50년~80년대까지 30년 이상 지속되었으며, 환율 조작도 물론 서슴치 않았다.

이러한 일본의 행태에 대해 1985년 프라자 합의로 환율을 절상했음에도 일본의 독주는 멈추지 많았다. 기업을 위해 당국이 환율이 오른 만큼 금리를 내려줬기 때문이다. 기업의 위기에 여지없이 삼인일각 팀웍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1995년 전 세계가 힘을 모아 WTO를 결성하고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을 보장하도록 만든 후에야 일본의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이때부터 일본은 본격적으로 장기불황에 허덕인다. 삼인일각게임에 당해 오던 나라들이 만든 WTO 규율 때문이다.

♦ 체제 강화 때마다 대두되는 정한론(征韓論)

역사적으로 일본 지도층은 대내 문제를 풀기 위해 정한론(征韓論)을 들고 나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과 마찬가지로 메이지 정부도 일본통일 후 밥그릇을 빼앗긴 무사계급 안정을 위한 체제정비 일환이었다. 지금은 평화헌법 개헌을 통한 국제사회 지위 격상이 현안이다.

그 때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는 유난히 어려운 시기였다. 임진왜란 때는 사색당쟁이 치열했고, 19세기 말에는 동학혁명 등으로 내부 갈등이 심했으며, 지금은 북핵문제 해법이 최대 현안이다. 상대의 약점을 노린 집요한 정글의 법칙이 문명사회에도 적용된 것이다.

♦ 삼인일각에 언론마저 가세한 일본

여기에 양심의 보루인 일본 언론도 삼인일각의 밑바탕에서 합세하는 모습이다. 일본 방송이 10일 한국에서 지난 4년간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의 밀수출 사례가 156차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하태경의원이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가 발표한 자료에서는 오히려 ‘일본이 북한에 불화수소를 밀수출하다가 적발됐다’고 보고했다”며 반론을 제기했지만, 일본 언론은 깡그리 무시할 게 분명하다. 늘 그래왔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일본 언론의 이런 행태는 근대언론이 제국주의 시대 국가총력주의체제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제 식민치하에서 태동한 우리나라 언론이 정경관(政經官)을 보는 시각은 엄연히 뿌리부터 다르다. 628이후 최근의 역사가 그 증거다.

♦ 앞만 보지 말고 옆과 뒤를 살펴야

일본과는 다르게 우리의 정경관(政經官) 3자는 늘 조급하고 감정적이다. 분명한 건 혼자 뛰어 나가면 여지없이 다 같이 넘어지고 만다는 사실이다. 들끓는 민심도 부담이다. 정치권의 제 앞만 보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들쑤셔지는 관료조직의 불안감도 문제다.

바람은 항상 불게 마련이고, 부는 바람은 늘 바뀐다. 항공모함은 비행기 이착륙을 위해서 항상 맞바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위적으로 뱃머리에서 앞바람을 만든다. 유리한 바람을 기다리지 말고 필요하면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감정적인 불매운동을 말하는 건 아니다. 삼인일각(三人一脚) 달리기의 지혜를 살려 앞만 보지 말고 옆과 뒤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단결해야만 왜란에 대처할 수 있다는 말이다. 뭉쳐야 산다 !

<사진 : 한국에서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 물자 불법 수출 적발 된 건수가 지난 4 년간 156 건에 이른다는 일본 NHK 방송 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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