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팝으로 보는 세상 – 사이몬 앤 가펑글의 The Boxer

♦ 바보 노무현이 남긴 말

“나보다 더 힘들었던 오바바는 저렇게 젠틀하고 설득력 좋은데 … 나는 왜 투사처럼 싸움꾼처럼 했을까 ?”

김수환 추기경과 더불어 대한민국 현대사의 양대 “바보”였던 故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평생을 고독한 파이터로 살아 온 그에게 어울리는 올드 팝이 있다. 사이몬과 가펑글의 The Boxer다.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은 The Boxer, 권투선수다.

♦ 공정한 룰이 지배하는 ‘사각의 링’

‘사각의 링’에서는 땀 냄새와 함께 피가 튄다. 그 안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상상만 해도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노무현의 인생이 그러했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사각의 링’에 비유한다. 상대방을 바닥에 때려 눕혀야만 이기는 세상이다. 그래서 공정한 룰이 요구된다. 버팅이 금지되고, 벨트 아래 가격을 못하며, 다운 된 상대방을 가격하지 못한다. 상대를 다운 시키면 올라타 목을 조르고 가격하는 게 아니라 중립지대로 비켜줘야 카운트가 시작 된다.

노무현이 진정으로 원했던 세상이 공정한 룰이 지배하는 ‘사각의 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세상은 다르다. 권투는 체급에 맞춰 링에 올라 맞짱을 뜨지만, 현실은 체중이 많이 나가는 자가 유리하고, 1대 1 정면 대결도 아니다.

♦ 사창가 창부만이 반겨주는 도시의 냉혹함

The Boxer는 Simon and Garfunkel이 1969년에 발표한 노래다. 가난한 시골 소년이 도시의 환상에 속아 집을 떠나 객지에서 방황한다. 외로운 도시에서 반겨주는 곳은 사창가의 창부 뿐이다. 가끔은 그곳에서 위로 받기도 했다. 그렇게 냉혹한 도시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막상 가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한다. 남은 것은 공터에 홀로 선 상처 뿐인 고독한 복서의 모습이다.

사이먼 앤 가펑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담담하게 읊조리며, 중간중간 후렴으로 “lie, lie”(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를 외친다. 과연 인생은 일장춘몽에 불과한 슬픈 서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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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

I am just a poor boy (난 그저 불쌍한 사내야)

Though my story’s seldom told (내 얘기가 오르내리는 일은 별로 없지만)

I have squandered my resistance (그에 대해 반감은 없었어)

For a pocket full of mumbles such are promises (헛된 말로 가득 찬 그런 약속들은)

All lies and jests (모두 거짓이고 허상이었어)
Still a man hears what he wants to hear (그런데도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And disregards the rest (나머지는 무시해 버리지)

<2절>
When I left my home and my family (집과 가족을 떠났을 때)

I was no more than a boy (난 그저 어린 소년에 불과했었지)

In the company of strangers (낯선 사람들 틈에서)

In the quiet of the railway station running scared (적막한 기차역에서 겁에 질리기도 했었지)

Laying low, seeking out the poorer quarters (웅크린 몸으로, 가난한 동네를 찾아 다녔어)

Where the ragged people go (허름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Looking for the places only they would know (그들만이 아는 곳을 찾아서)

<3절>
Asking only workman’s wages (노동자 임금만 주면 된다며)

I come looking for a job (일자리를 찾아 다녔지만)

But I get no offers, (아무도 받아들여주지 않았어)

Just a come-on from the whores on Seventh Avenue (7번가 매춘부들만이 날 오라했을 뿐)

I do declare, there were times when I was so lonesome (솔직히, 너무나 외로워서)

I took some comfort there (사창가에서 위안을 받은 일도 있었지)

Then I’m laying out my winter clothes (이제 겨울옷들을 꺼내놓으며)

And wishing I was gone (이 곳을 떠났으면 해)

Going home (고향으로 말이야)

Where the New York City winters aren’t bleeding me (살을 애는 뉴욕의 겨울이 없는)

Leading me, going home (나를 이끌어, 고향으로)

<4절>
In the clearing stands a boxer (공터에 한 권투 선수가 서 있어)

And a fighter by his trade (권투가 직업인 파이터 말이야)

And he carries the reminders (그 사람 몸에는 흔적이 남아있어)

Of ev’ry glove that layed him down (그를 쓰러뜨렸던 모든 주먹들)

Or cut him till he cried out (그를 울부짓게 했던 상처)

In his anger and his shame (분노와 수치심에 사로잡혀)

“I am leaving, I am leaving” (“나 떠나요, 나 떠나요”) 하던

But the fighter still remains (그렇지만 파이터는 여전히 남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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