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 날 – 할배편지

손녀의 도톰한 손등

절 주위의 밭에서 올라오는 봄나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간다.

순간순간의 이어짐은 영원을 가른다. 식물들의 생명력이 동물들의 생명력보다 훨씬 강해 보인다. 화분에서 시들고 있는 철쭉과 수국을 옮겨 심으니 이틀이 지나면서 활짝 웃는다. 쉽게 사라지고 싶지 않은가 보다.

우리 손녀만큼이나 귀여워 혼자 슬쩍 웃어줘 본다.

인도엘 가지 않으면서 아쉬운 것은 내가 사랑했던 학교의 꼬마들, 거칠지만 통통한 그들의 손등을 잊지 못한다.

그렇게 내가 사랑하는 손녀처럼, 내가 사랑했던 학교의 꼬마들처럼 …

나 또한 나에게 주어진 시간동안은 “똑똑한 바보보다는 바보 같은 현자의 모습”으로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곳에서든지, 어느 환경에서든지

이 순간의 마음들의 주인이 바로 “나”라는 자각 속에서 살았으면 싶다.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바로 지금을 살았으면 싶다.

어느새 푸른 색깔들이 절 주위를 감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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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느 곳에서든지 주인공이 되라

그러면 서 있는 자리가 모두 진실하다

<임제록>

촉목보리(觸目菩提)

눈앞에 보이는 것이 깨달음이요

눈앞에 있는 것이 그대로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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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를 닮고 싶은 할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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