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디 백작의 재현은 관객을 위한 보너스

”서강8경 아트홀 개관기념 오페라 갈라 콘서트“는 ㈜ 로열 아트 앤 뮤직 코리아 대표 장재영이 추구하는 품격있는 음악회다. 그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 바르디 백작이 귀족들을 집으로 초대한 작은 음악회가 오페라의 효시였다고 말하며, 그 무대를 ‘서강8경’ 10층으로 옮겨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시도는 밤섬과 여의도 야경이 절경인 속에서 성공적이었다.

오페라라고 하면 수억원이 넘는 무대 설비가 있어야 되는 줄로만 알아왔다. 그 선입견을 그가 과감히 깨버렸다. 객석과 가까운 무대는 공연자와 관객을 같은 공간에 어우러지게 했다. 관객들은 박소연과 장재영의 촘촘하면서도 지리하지 않은 해설 덕에 어느새 공연자와 호흡을 함께 하고, 자신이 주인공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고 만다. 와인과 치즈, 카나페, 과일 등은 주인공인 관객을 위한 보너스다.

모짜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바람둥이 돈 조반니가 마제토의 신부 체를리나를 보고 한눈에 반해 온갖 감언이설로 유혹하는 ‘La ci darem la mano'(나에게 그대의 손을, 연인이여)를 소프라노 한경성과 바리톤 석상근의 듀엣 연기로 보면 체를리나의 오묘한 표정변화에 자신도 모르게 폭소가 터지고만다.

연인과 다시 못 올 오늘 밤을 추억하고 싶다면,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Tonight’을  소프라노 신재은과 테너 김기선의 듀엣으로 듣다보면, 누가 먼저랄거 없이 동그란 어깨가 서로 기대지게 될 것이다.

덤으로  ‘서강8경’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서강8경’건물 10층 전체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장재영대표와  『문화큐레이터』박소연에게 제공한 김선채회장으로 부터 8개의 사자성어(四子成語)를 배워볼만하다.

참고로 8개 사자성어 중 마지막인 ‘율도명사'(栗島明沙)는 “밤섬 위쪽으로 넓게 펼쳐진 흰 모래밭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이다.

송근석기자 / shark@goodmonda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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