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의 죽음

금년에 처음으로 찾아온 손님- 한파가 찾아왔다.
내가 있는 산골은 더 춥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해가 산에 가려져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더욱 썰렁한 느낌이다.

오늘은 바람까지 분다.
하지만 아침 산행을 거르기 싫어 2시간 정도 걸었다.
손이 시렵고 코와 그리고 볼떼기가 얼어붙는 것 같다.

바람이 부니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들이 부딪치며 발버둥 친다.
나뭇잎이 몇개 남지 않은 나무에서는 이젠 녹초가 되어 건드렁 거리며, 붙어있으려는 애착을 포기한다.
달랑 ~~ 달랑~~

어쩜 내 마음을 꼭 닮았다.
지금까지 놓치지 않고 붙들고 있는 나의 에고들처럼 발버둥 치는 모습이 애잔하다.

신은 나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건만~~
신은 나의 에고가 말라 죽을 때를 기다리고 있건만~~~

그렇게 내가 기다리는 신은 참으로 이기적이다.
조금의 용서도 없이 나의 죽음을 확인한 후에 새로운 나를 창조하려 한다.
그때서야 내 마음 속에 계신 하느님이 움직일 것이며
그때서야 붓다 또한 에고(=我相)의 죽음 즉 無我의 경지를 펼쳐줄 것이다.

아주 작은 틈이라도 보이면 하느님은 또한 붓다는 바로 나의 어느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숨어버릴 것이고——-

제기럴 !!
과거의 성인들은 너무 까탈스럽다.
하지만 성인의 이름으로 저지른 인간의 죄가 지금까지 너무 큰 까닭이나니———

어쩌겠는가??
숨을 죽이고, 나를 죽이고~~~~~
에고가 죽는 날엔 한바탕 잔치를 열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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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거인이 한 우리 안에 미국인,소련인,일본인,독일인을 넣었다.
잠시 후 그들을 꺼내보니 얼굴, 팔 , 다리 등 신체가 성한 곳이 없었다.

그 거인은 이런 모습이 재미있어서 다음엔 기독교인,무슬림,유대교인,불교인 등 종교인들을 역시 같은 한 우리에다가 넣었다.
어떻게 되었나 보려고 문을 열어 보았더니 한 사람도 살아있는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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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대머리 / 삼랑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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