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20~30 세대는 ‘디지털원주민’들이다. 그들은 용하게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덕에 ‘디지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인류 중의 한 세대이다. 지금 전 세계는 디지털시대를 완성하는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당연히 그 선봉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문제는 ‘디지털원주민’들이 실업상태라는 것이다. 단순한 ‘청년실업문제’만이 아니다.
게임산업규제가 오늘날의 청년 실업을 나았다는 주장이 있다.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제일 많이 행정처분을 받는 것이 28조에 규정한 PC 방 청소년의 야간 출입시간 위반 이라고 한다. 또한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ㆍ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32조에서 제한하고 있다.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게임 안 가상현실 속의 폭력과 도박성에 대한 위해 위험 등을 이유로, 부모가 나서서 “우리 아이 공부하게 게임 좀 못하게 해 주세요”라고 요구하고, 국가가 그걸 받아서 시행해 준 규제 조치가 한국 게임 산업의 뿌리를 흔들어 중국 일본으로 주도권을 빼앗기는 결과가 됐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아무리 규제를 해도 인터넷게임시대에 국경이 있을 리 없다. 게다가 부모의 개인정보로 게임을 하는 아이들까지 막을 수 없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인 처방이 못되는 게임산업 규제로 청년들의 사다리를 걷어 차버린 격이 된 것이다.
요즘 ‘엄친아’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청년이라고 한다. 그 결과 공무원 시험 준비에 수 십 만 명 몰리고 있다. 살뜰하고 이해심 많은 정부는 한 술 더 떠서 이들을 위해서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세계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데, 우리네 청년들은 자신의 일자리 하나에 연연하는 현실이고, 그들의 부모는 다 큰 자식 뒷바라지에, 국가는 일자리를 만들어서 갖다 바치는 이상한 나라가 된 것이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의 공통점은 여러 가지다. 다 같이 20대 초반에 부모로 부터독립했고, 대학중퇴자들이고, 새로운 산업에 일찍 눈이 떠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준 세계적인 ‘엄친아’라는 것이다.
참고로 이미 사십 대 중반인 ‘엄친아’ 가수 서태지도 고등학교중퇴가 최종 학력이다. 공부가 다인 세상은 아닌 사례다. 공부 잘해서 제 몸 하나 건사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기도 하다. 과연 이 시대의 또 다른 ‘엄친아’는 어디 숨어있기나 한 걸까 ? 국가가 육성해야 하는 것일까 ? 그런 토양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 아이들 키우는데 철학이 부재했던 결과가 아닐까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다.
송근석 / shark@thesignaltimes.net
진정으로 우리들이 해야하는 공부는 무엇인지?
‘공부’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다면
이런 사태는 계속 더 큰 문제를 양산하겠지요.
엄청 공감이 가는 잇슈입니다^^
엄친아라는 말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됩니다. 왜, 내아들이 아닌 “엄마친구아들”이라는 말이 있는 것인지…
그것은 출발부터 가혹한 비교를 당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내아들이 못난 것으로 간주해 버리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점점 경박해져 가는 것이 이렇게 저렇게 흥미위주로 말을 줄여가면서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양산 하는 모양새가 심히 우려되는 요즈음입니다.우리의 지극히 평범한 아들이라도 일류대학을 나왔다고 인간자체가 일류가 되는 것은 아님을, 제 몫의 자리와 역할이 반드시 있음을 강조하고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만이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의 행복이 결국 이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기저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