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구진은 710개의 형광물질을 보유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고속처리검색법을 통해 폐암 종양근원세포를 선택적으로 염색할 수 있는 근적외선 프로브를 발굴했다. >
♦ 암 줄기세포를 표적하는 형광물질 타이니어 개발
암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추적하는 새로운 형광물질이 개발됐다. 장영태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연구팀은 암 줄기세포를 표적하는 형광물질 타이니어를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항암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우리의 신체는 줄기세포를 통해 성장과 재생을 반복한다. 암 조직에도 줄기세포가 있다. 종양근원세포로도 불리는 암 줄기세포는 종양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하더라도 암 줄기세포가 살아남으면 재발 확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암 줄기세포는 손상된 암세포를 복구시키고, 세포 밖으로 약물을 배출시키는 특성이 있어 암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든다.
♦ 암 줄기세포만을 식별해 제거
암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암 줄기세포를 식별해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
기존 탐지 기술은 암 줄기세포만을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웠다. 탐지체가 세포 내부 바이오마커에 접근하지 못해 생체 환경에서 탐지가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연구진은 암 줄기세포에서 HMOX22라는 단백질이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됨을 확인하고, 이를 바이오마커로 표적해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 프로브 타이니어를 개발했다.
♦ 암 줄기세포에서 특이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표적
저농도의 타이니어를 세포에 주입하면 HMOX2 단백질과 결합해 적외선 영역의 형광을 내며 암 줄기세포를 시각화한다.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염색하지 못했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생쥐에 타이니어를 직접 주입해본 실험에서도 높은 선택성으로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추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고농도 타이니어를 통한 항암 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폐암을 유발한 생쥐에게 100마이크로몰 농도(μM)의 고농도 타이니어를 이틀 간격으로 반복 주사했다.
♦ 동물 실험에서 암치료효과도 확인
약물을 처리하지 않은 쥐는 종양이 점점 자라나 무게가 1.14g에 이른 반면,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쥐의 경우 종양의 생장이 억제돼 그 무게가 0.16g에 불과했다.
생존율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85일 이후 폐암 쥐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지만,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경우 생존율이 70%까지 대폭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암 줄기세포를 환자에서 추적하고 제어할 수 있는 형광물질 기반 프로브를 개발한 것으로, 향후 암의 사후 관리와 치료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형광 프로브의 발견을 통해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라며 “폐암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도 표적할 수 있음이 확인된 만큼 추가 연구를 통해 범용 암 치료제를 개발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 8월 22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기사출처 : 뉴스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