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봄의 전령사 야생화 “노루귀” / 원주시 백운계곡에서 역광으로 촬영 / 이재욱 作>
며칠 전 난생처음으로 주지스님모시고 안택기도를 다녀왔다. 안택기도란 정월에 가정의 평안을 위해 스님을 가정으로 초청하여 기도하는 의식이다. 가족이 금년에 모두 행복해지길 바라는 보살님의 소원이 성취되기를 바라면서 기도를 하는 데 처음 하는 기도라 다소 걱정이 되었다.
그런 사정을 염불에 도통하신 주지스님께서 눈치 채시고 모자란 부분을 잘 메꿔주신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 따로 없고, 마주보는 ‘염화시중(拈花示衆)’의 미소가 절로 나온다.
보통의 경우에 행복이란 단어 속에 환희에 가까운 마음의 요동치는 느낌을 상상하겠지만, 실제적으로 환희스러움은 마음의 평안을 주는 것이 아니다. 분노 혹은 환희로써 요동치는 마음 혹은 절망과 희망으로 극과 극을 달리는 마음의 높은 파고를 잔잔하게 하여 어떠한 환경에서도 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는 평안 혹은 평화의 상태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리라…
여러 종류의 기도, 법회 및 예배 그리고 명상 수행 등등의 목적도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리라 ! 하지만 풀어놓은 망아지처럼 쉼도 없이 날뛰는 마음을 잔잔하게 만드는 것이 만만치를 않다.
그러하다고 그저 넋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는가? 잠시라도, 하루 한 순간이라도 내 마음은 지금 어디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 않을까 ?
그 놈을 하루에 한번 만이라도 만나보고 서로 한번 웃어주기라도 하자 !
내가 머무는 절 부근엔 골프장이 참 많다. 그중에 하나가 유명한 나인브릿지 골프장이다. 오늘은 부근 둘레길을 도는 와중에 “굳샷” 혹은 “에이~씨”의 소리를 듣는다.
마음의 천당과 지옥이 함께 한다.
난 강아지와 함께 또 다른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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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헷세의 “행복”
그대,
행복을 쫓고 있는 동안은
그대는 아직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
비록 가장 사랑하는 것이 지금 그대 것일지라도
그대,
잃어버린 것들을 슬퍼하고
많은 목표를 추구하면서 초조해 하는 동안은
그대는 아직
참된 평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채 살아가리라
그대,
모든 소망 버리고
어떤 목표도 욕망도 모르는 채,
행복 따위는 입에도 담지 않게 될 때,
그때, 비로소 이 세상의 모든 흐름이
그대 마음을 괴롭히지 않게 되고,
그대 영혼은 진정 평화로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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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