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수상 퇴진하게 한 ‘염증성 장질환’ 어떤 병이길래?

사진은 발병 부위로 본 크론(왼쪽)과 궤양성 대장염을 비교한 것이다. 미국 전 대통령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존 F. 케네디, 그리고 일본의 아베 신조수상의 공통점은? 넌센스 퀴즈 같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심각한 크론병과 염증성 대장증후군으로 힘든 삶을 지탱했다는 점이다. 아베 수상에게 또 다른 질병이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몸에 생긴 염증이 그를 역대 최장수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한 ‘정적’이었던 것이다.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불편함 유발하는 자가면역질환

도대체 염증이 얼마나 지독하기에 정치적 야심마저 포기하게 만들었을까. 이 두 질환, 그러니까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자가면역질환이다. 다시 말해 내 몸을 지키는 항체가 신체의 일부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장에만 염증을 일으킨다. 반면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나타난다. 염증부위가 연속되지 않고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다는 뜻이다.

장의 벽은 위에서부터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및 장막층 등 4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이중 궤양성대장염은 주로 점막층에, 크론은 근육층이나 장막층까지 침범한다.

염증이 발생하면 그 고통과 불편함은 이루 표현하기 힘들다. 경련성 복통은 물론 혈변과 설사, 잔변감, 점액변이 일상으로 나타나고, 잠을 자는 도중에도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날밤을 새우기도 한다. 특히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배변의 긴박감은 외출조차 두렵게 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장관이 협착되거나 천공되기도 하고, 오랜 증상으로 무기력과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체중 감소와 항문통증은 또 다른 고통이다. 게다가 대장암과 같은 암에 걸릴 가능성도 일반인에 비해 2~3배 높다.

최근 의료약물궤양 또는 점막치유 가능

딱히 원인도 불분명하고, 질병을 제압하는 완전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도 이들 환자를 절망에 빠뜨린다. 항염제나 싸이토카인 억제제를 쓰거나 항체의 활동을 차단하는 바이오시밀러 등이 나와 있긴 하지만 부작용 또는 2차 치료에 의한 반응이 떨어지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항체치료제의 등장 이후 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 의료계의 평가다.

이한희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단순히 혈변이나 복통, 설사 같은 증상의 소실이 치료목표였다. 하지만 요즘엔 강력한 항염증작용을 갖는 항TNF제제가 도입되면서 이들 질환을 공략하는 다양한 무기가 생겼다”고 말한다. 증상 소실 뿐 아니라 궤양 또는 염증소견이 사라진 점막치유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들도 희망적이다. 현재 미국에서 개발중인 신약후보인 iCP-NI(싸이토카인폭풍 억제 면역치료제)의 2차 적응증이 염증성 장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먹는 약으로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지금 사용하는 바이오시밀러는 주사제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궤양성 장질환에는 수술을 선택한다. 염증이 심해 출혈을 조절하기 힘들거나, 천공 또는 대장암이 발생했을 때는 해당 부위를 절제해내는 방법이 최선이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궤양성 장질환에는 수술

크론병은 장폐쇄, 복강내 농양, 장 천공, 그리고 대장암 병변이 확인될 때 수술을 권유한다. 특히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는 달리 수술 후 재발률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들 염증성 장질환자에게 식사는 또 다른 자신과의 싸움이다. 부드럽고 영양가 높은 음식, 그리고 면역력 증강과 근육량 유지를 고려해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또 오메가3는 염증 억제를 도와주므로 등푸른 생선과 들기름, 올리브유 등을 적극 식단에 반영토록 한다.

특히 소장이나 회장말단부에 염증이 있다면 비타민 A, D, K와 B12를, 장출혈이 발생했다면 철분을, 설사가 심하면 아연, 마그네슘, 각종 전해질을 식단에 꼼꼼히 챙기도록 한다.

이한희 교수는 “염증성 궤양환자는 자신의 질병을 잘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진료와 규칙적인 약물 복용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의 지지를 받은 것도 투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뉴스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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