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4차 대유행’ 속에 보이는 한줄기 빛

코로나19 ‘4차 대유행시작

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75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차 대유행’의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 25일의 신규 확진자(1240명)를 넘어섰다. 정부는 이날 “현 상황을 4차 대유행의 진입 단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또다시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덮쳤던 3차 대유행의 악몽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이러한 유행 추세가 지속된다면 다시 일상생활이 ‘셧다운’ 될 수 있다. 방역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때다.

하지만 3차 대유행 당시와 비교하면 한줄기 빛도 보인다. 바로 대부분의 고령자가 이미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았다는 점이다. 희망을 가질 만한 대목이다. 4차 대유행과 3차 대유행 상황을 비교하면 백신 접종의 효과가 눈에 띈다.

작년말보다 사망자·위중증환자 크게 줄어

뉴스웍스가 지난 2일부터 역대 최대 확진자를 기록한 8일까지의 코로나 현황과 지난해 12월 19일부터 3차 대유행의 정점인 12월 25일까지의 코로나 현황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7월 2~8일 동안 발생한 총 확진자 수는 6307명이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13명으로 일평균 사망자가 2명이 안 된다.

위중증 환자는 2일 145명, 3일 144명, 4일 143명, 5일 139명, 6일 144명, 7일 155명, 8일 153명이다. 7~8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기며 유행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위중증 환자는 크게 널뛰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12월 19~25일 동안 발생한 총 확진자 수는 7263명, 같은 기간 사망자는 128명이다. 일평균 사망자가 18명이 넘는다. 3차 대유행의 누적 확진자가 더 많은 점을 고려해도 치명률이 유의미하게 더 높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 실시 전인 지난해 3차 대유행 당시와 비교할 때 현재 치명률은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위중증 환자는 12월 19일 275명, 20일 278명, 21일 274명, 22일 281명, 23일 284명, 24일 291명, 25일 311명이다. 150명 안팎인 4차 대유행의 위중증 환자보다 최소 100명 이상 많다. 일별로 최대 20명까지 늘어나는 등 증가폭도 3차 대유행 때가 더 크다.

백신 1차 접종률이 80%를 넘어서는 60대 이상 고령자의 현황을 분석하면 차이점은 더 두드러진다. 올해 최대 확진자가 나온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중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4.86%, 70대 1.65%, 80대 이상 0.31%로 낮은 편이다.

반면 3차 대유행 정점인 지난해 12월 2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중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17.24%, 70대 6.93%, 80대 이상 5.16%에 달했다. 1차 접종만으로도 확진 확률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비율도 백신 접종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8일 0시 기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총 1명으로, 70대에서 발생했다. 위중증 환자 153명 중 60대는 28.76%(44명), 70대는 15.69%(24명), 80대 이상은 9.15%(14명)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총 17명으로 이 중 70대가 17.65%(3명), 80대 이상이 70.59%(12명)다. 위중증 환자 311명 중 60대가 27%(84명), 70대는 40.5%(126명), 80대 이상은 21.2%(66명)에 달했다.

의료 대응 역량도 3차 대유행과 비교해 대폭 강화

3차 대유행 당시, 늘어나는 중환자 수에 비해 병상이 부족해 병상 가동률이 90%를 넘어서며 ‘의료 체계 붕괴’ 우려까지 있었다. 하지만 4차 대유행인 현재 전국의 병상 가동률은 60% 수준으로 아직 여유가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치료 기법도 발전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방역 고삐는 단단히 조이되,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에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사망자와 중환자는 과거 3차까지의 유행과 달리 급증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백신 접종의 효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백신의 사망 예방 효과는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따라서 고위험군 백신 접종에 집중해야 한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완료되고 전체적인 면역 수준이 올라가면서 영국과 싱가포르 등이 고려하고 있는 방역 패러다임 전환(방역 수칙을 완화하고 코로나19와 공존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출처 : 뉴스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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