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소개한 <인도대머리> 현담은 스님이지만, 환갑진갑 넘어 출가한 사람이다. 본인에게는 “晩時之歎”이고, 그의 친구들이 보기엔 “大器晩成”이다. 그는 요즘 인도에서 한국에 와있다. 좋은 날씨 다 버리더니 겨울에야 제 고향에 왔다. 그의 사연은 이렇다.
“기원정사천축선원 부설 보광초등학교는 앞으로 2년은 자동으로 운영이 될 만큼 유동성이 확보돼 있지만, 그 후가 문제야… 그래서 후원회를 만들어 볼 수 있을까 해서 … 내가 명색이 교장이잖어 ㅋㅎ ”
이렇게 말하면서 세상물정 어두운 그는 부끄러운 듯 입을 조아린다. 출가를 하고도 세속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신산하다. 늦게 출가한 그에게는 당연히 가족이 있고 손주도 있다. 그 손주보다 두 세살 더 나이든 천사들을 위한 그의 노력이 순수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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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그의 최근 글이다. ♦ 편집자 주
제목 : 손녀와 할배
5개월 만에 만난 손녀는 5개월 전의 손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귀로 듣고 눈으로 익혀온 것들이 갖고 태어난 에고와 함께 바깥으로 갑작스런 분출을 시작한 시기이다.
이젠 맛이 있고 맛이 없고, 즐겁고 짜증나고,
예쁘고 밉고, 하고 싶고 하고 싶지 않고 등등의 이분법을 정확하게 스스로를 표현한다.
나는 그러한 분별이 상태에서 거꾸로 없애려는 어려움 속에 있는데,,,,,,
손녀와 나는 이렇게 완전 다른 세계를 사는 것 같다.
단지 틀린 것은 우리 손녀는 무의식속에서의 그러한 감정들이 커나가는 것이겠지만,
나는 어쩌면 처절하게 스스로의 내면과 대면하여 그러한 것들의 공(空)함을 깨달아야한다.
참 재미있다.
스스로 갖고 태어난 에고(EGO) 가 무엇일까?
이제사 “쬐금” 되돌아 쳐다보려고 하는 부끄러움으로 난 “꺼꾸로” 산다.
갑자기 말문이 터진 우리 손녀처럼 나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쌓여 어느 날 나에게도 텅빈 공허함의 희열을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에서의 시간을 조금씩 마무리해 간다.
한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