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를 천명한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조지 소로스회장이 29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그 원인이 유럽 발이라는 것이다.
소로스 회장은 EU에 대해 “임박한 실제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하면서 “유로화는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가 있으며, 그 문제들이 EU를 파멸에 이르게 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정국 불안이 EU체제의 불안정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정국 불안은 표면적으로는 연정구성이 난관에 봉착한 정치 불안이지만, 원인은 경제장관을 반 EU 인사로 임명하려는 콘테 총리지명자 측과 이에 반대하는 친 EU파 마타렐라 대통령 측의 대립이다.
콘테 총리지명자는 내각을 꾸리며 경제부 장관에 사보나 전 산업부 장관을 추천했는데, 사보나는 “이탈리아가 EU와 유로존에 가입한 사실은 역사적 실수”라고 공언하는 등 EU 체제에 대한 노골적인 반대 인사다. 콘테는 사보나 경제장관 지명을 거부한 마타렐라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총리직도 사임해 버렸다.
이 두 세력의 충돌로 이탈리아는 금년 가을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총선의 가장 큰 이슈는 ‘이렉시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이탈리아 정국 불안이 금융주를 강타한 여파로 큰 폭으로 내렸다.
2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1.64포인트(1.58%) 낮은 24,361.4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500포인트 이상 밀리는 등 극심한 불안을 노출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재차 밝히고, 국제유가도 두 거래일 연속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를 짓누를 수 있는 악재들도 한꺼번에 쏟아졌다.
대표적인 은행주 상장지수펀드(ETF)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ETF(XLF)’는 이날 장중 한때 3.8%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이날도 추가 급락한 점도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주가의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증산 가능성으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금요일에는 4% 급락한데 이어 1.15달러(1.70%) 하락한 66.7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