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정한 역법(曆法)이 있다. 그래야 한 해를 시작하여 파종을 하며, 봉제사도 하고, 동지팥죽도 쑤게 된다. 오늘날 설을 구정(舊正)이라 부른다. 나라(정부)가 그렇게 정했다. 실로 하늘 아래 살면서 역법을 거역한 무식한 소치다. “설”이라고 해야 한다.
의미가 새로운 “설”이라는 말의 유래
설은 새해의 첫 시작이다. 설은 묵은해를 정리하여 떨쳐버리고 새로운 계획과 다짐으로 새 출발을 하는 첫 날이다. “설”이라고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설(說)이 있다. 그 이야기들을 찾아가 보면 의미가 새롭게 새겨진다.
♦ ‘서럽다‘에서 유래 했다는 說
선조 때 학자 이수광이 ‘동국여지승람’이란 책에서 설날을 ‘달도일’이라 했는데, ‘달’은 슬프다는 뜻이고 ‘도’는 칼로 마음을 자르듯이 마음이 아프다는 뜻이다.
“서러워서 설. 추워서 추석” 이란 전해 내려오는 말도 있듯이 추위와 가난 속에서 맞는 명절이라서 서럽고, 차례를 지내면서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서러워서 ‘설’이라 했다는 說이다.
♦ ‘사리다‘에서 유래 했다는 說
설을 신일(삼가할 신愼 날 일日)이라 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여기고, 몸과 마음을 바짝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어 새해의 첫 시작을 경거망동 하지 말라는 說이다.
♦ 나이 셀 때 쓰는 몇 살 ‘살‘에서 유래 했다는 說
한국어에 많은 영향을 끼친 우랄알타이어계에서 해가 바뀌는 연세를 ‘살(산스크리트어). 잘(퉁그스어). 질(몽고어)’이라 한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살’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해가 새로 돋아나듯 ‘새로 돋고, 새로 솟는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시간적으로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다는 구분이나 경계를 뜻한다고 한다. 둘 다 함유 된 의미가 정초와 연관되고 있다는 說이다.
♦ ‘설다‘, ’낯 설다‘에서 유래 했다는 說
처음 가보는 곳과 처음 만나는 사람을 낯선 곳, 낯선 사람이라고 한다. 따라서 새해 첫 날은 모든 것이 낯선 날의 시작이므로 ‘설은 날’이 된다.
‘설은 날’이 ‘설날’로 정착되었다는 說이다.
♦ ‘서다‘, ‘세우다‘에서 유래 했다는 說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새로 서는 날이 ‘설날’이라는 심플한 說이다.
身土不二이며 우리 문화라는 증거는 공감
이상과 같은 “설”에 대한 몇 가지 ‘說’은 각각이 가슴에 와 닿는 공감이 있다. 그 공감이 신토불이身土不二이며 우리 문화다. 舊正이 아닌 “설”이어야 하는 이유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매일매일 새로운 날을 살아간다. 같은 강물에 다시 들어 갈 수 없듯이 그 날이 그 날인 것 같아도 같은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다면 매순간은 정말로 귀중한 시간이다. 매일 매일이 ‘설날’ 인 것이다. 경거망동 하지 말고 자신을 성찰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 남들에게 德을 짓는 풍성한 해를 기원
내친김에 한 가지만 보탠다. 설날에 떡국의 떡은 덕 덕(德)자에서 유래했다는 說이다. 문자대로 하면 “덕의 국”인 것이다. 떡국(德국) 한 그릇 따뜻하게 드시고 금년에는 보다 넓게 세상을 보고, 바다처럼 받아들이며, 남들에게 德을 짓는 풍성한 해가 되시기 바란다.
진리영 / ilhada9@naver.com
설날의 다양한 의미를 통해 하루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됩니다 매일 매순간의 중요서을 말이죠
좋은 글을 새해의 큰 선물로 받아 기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