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 (너희)나라로 돌아가라”며 비난한 미국 민주당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 (왼쪽부터)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아이아나 프레슬리, 일한 오마르, 라시다 틀라입 / CNN 캡쳐>
♦ 급진 좌파 여성의원들 사과요구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트위터로 “급진적 좌파 여성 하원의원들은 그들이 사용한 더러운 언어와 끔찍한 말들에 대해 언제 미국과 이스라엘인, 그리고 대통령실에 사과할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앞서 14일 연방기관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대대적 불법 이민자 단속을 시작하였다. 이번 단속 작전은 애틀랜타, 볼티모어, 시카고, 덴버,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9개 도시에서 개시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부터 불법체류자들은 집밖 외출을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인종 갈등 선동 비판에 직면
흑인으로서 대통령 경선 참여자인 코리 부커 상원의원(민주당-뉴저지)은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대통령이 인종 갈등을 선동(fanning the flames) 하고 있다고 비난 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대를 걸쳐 자랑스럽게 여겨온 ‘멜팅팟(용광로)’ 원칙에 직접적으로 반하게 운영되는 미국을 창조하고 싶은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반(反)미국적”이라고 비판하는 논조이다.
트럼프대통령이 비난한 여성 하원의원들은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30, 뉴욕주)은 푸에르토리코계, 아이아나 프레슬리(45·매사추세츠)은 흑인으로 신시내티 출신이며, 일한 오마르(37,미네소타)는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출신이고. 라시다 틀라입43·미시간)은 팔레스타인계로 디트로이트 출신이다.
♦ 민주당 지도부도 곤혹스럽게 해
이들은 금년 1월 하원에 입성하자마자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을 비판하며 대통령의 눈엣가시가 됐다. 특히 대통령 탄핵을 거침없이 언급하고, 오마르의원은 유대계 비판도 서슴지 않아 낸시 펠로시 의장 등 지도부를 불편하게 해 왔다.
특히 4인방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의원은 1989년 뉴욕에서 태어나 금년 30세인 사상 최연소 여성의원이다. 대학교 2학년 때 금융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집이 압류되자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바텐더로 일하던 2016년 샌더스 캠프에서 정치를 처음 접했으며, 2017년 의원 경선에 출마하기 전까지는 식당에서 일했다. 2018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뉴욕주 제14선거구 경선에서 펠로시 의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자였던 조 크롤리 민주당 하원 원내의장을 꺾고 후보직을 거머쥐어 본선에서 78%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 확실한 내편 가르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인에게 사과하라는 발언 유대인 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4인방 중 오마르 하원의원은 지난 2월 대표적 유대인 단체를 공개 비난했다가 반유대주의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사과한 바 있다. 라시다 틀라입 하원의원은 이스라엘과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2세다.
그간 초선 4인방의 튀는 행동을 못마땅해 왔던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의장도 “다양성이야말로 미국의 힘”이라며 이들을 감쌌다. 펠로시 의장은 트위터에 “대통령의 발언은 나라를 분열시키는 외국인 혐오(xenophobic) 발언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그의 구호는 ‘미국을 다시 하얗게(Make America White Again)’나 마찬가지”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