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손녀생각

요즘에는 저녁 공양 후 1시간 내지 1시간 반정도 산 속에 있는 동네 헬스장과 삼성산 둘레길을 다니는 것을 빼먹지 않으려 한다.

새벽 3시부터 시작되는 하루 일과는 헬스장과 둘레길 일과의 과정이 끝나면 거의 육체로 하여금 휴식의 신호를 보내고,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하는 시간이 된다.

어제는 한 달 전쯤 손녀와 아내와 함께 휴식을 취하던 숲 속에 도착하여 잠시 머물렀다. 그때 붙여 놓았던 나무침대(?) 2개가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시간인지 인적이 전혀 없어 혼자 그 자리에 누워본다. 나뭇잎들 사이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하늘의 호젓함이 주위를 맴돈다.

그러면서 문득 느껴지는 눈가의 물기가 가슴까지 내려오고, 업고 걷던 손녀의 솜털같은 빰의 온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손녀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아내의 속마음까지 눈가의 물기를 더해준다.

할 수 없이 일어나 숲길에서 갑자기 생각나는 노래로 흥얼대며 눈가의 물기를 말려보는 척 해보지만 이젠 어둑해져버린 둘레길처럼 그저 애잔해지는 마음으로 발걸음 재촉한다.

그렇게 보고 싶은 마음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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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watching,그냥 지켜볼 뿐
let them comes 오면 오는대로
let them be 머물면 머무는대로
let them goes, 떠나면 떠나는대로
whatever~ 이세상 그 무엇이든~~~

지인이 보낸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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