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각 보살님의 발원

이 곳 절에 오시는 보살님 분들 중에 별명이 산신각 보살이라는 분이 계신다.

내가 이곳에 온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갑자기 나타나시어 도대체 알아듣지 못할 제주도 토박이말로 산신각 청소를 도와달라고 하던 보살님!

덕분에 옷을 흠뻑 젖을 정도로 산신각의 때를 벗기고 나자 미소 짓던 보살님.

이젠 80이 넘으시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구부러져 굳어져버렸다. 그렇게 모은 많은 재산은 자식들에게 나눠 주고 나니 이젠 같은 제주도에 살면서도 잘 찾아뵙질 않나보다.

며칠에 한번 사람이 그리우면 나에게 전화를 한다. 나이를 먹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찾아오는 것이 외로움인가보다.

절에 오시는 많은 불자 분들이 아직도 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부처님을 찾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런 기복하는 기회조차 없다면 보살님들의 허전한 마음을 어찌 할거나 !

그런 보살님들에게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는 인연들이 보살님들의 마음을 항상 애처롭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

인연들에 대한 여러 가지의 발원들의 정성된 마음들이 모두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그리고 또한 나에겐 모두가 부처님 같으시니, 두 손 모아 합장을 드리는 것밖엔 …

산신령님 근처 목련은 시들기 시작을 하면서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가고 옴에 빈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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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빛나는 꽃에도

향기 없는 꽃이 있듯이

많은 지식도

실행치 않으면 지혜가 생기질 않는다.

향기 나는 꽃들로 어우러진

지혜의 꽃다발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리게 한다.

– 법구경에서 –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 모두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 마태복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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