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인연들이 오고가는 편이다. 많은 인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된 관계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인연들로 인한 번거로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수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내 스스로 얼마큼 비워져 있는지를 그들을 통해서 좀 더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리라.
손녀에게는 다 비워져 있는 할배의 모습이기에 할배의 마음 속을 마음껏 헤집고 다니고, 숲속의 향기는 비운 만큼 채워지는 것 같고, 이 곳 절간을 오고가는 들개들조차도 내가 비운 마음으로 다가서는지, 미움의 마음으로 다가서는지는 들개들이 물러서는 만큼으로 쉽게 알 수 있다.
비워져 있는 만큼 인연들이 다가서고 물러선다.
분별하는 마음은 빈 통에 쓰레기를 채우는 역할을 한다.
어느 땐 채워져 있는 것 중 유리조각처럼 날카로운 것이 있는 경우엔 스스로 다치기도 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오르고 내리는 감성의 깊이가 얕아지는 느낌은 비움의 시작일 수 있다.
그렇게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들은 밀려왔다 밀려가는 것을 알고 그냥 지켜보는 마음을 갖자.
그 느낌들을 통제하려는 순간 고통이 시작되고 지쳐 버리게 된다.
집착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분노를 유발할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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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쪽의 해변을 인연들과 함께 돌아보았다.
가을의 바닷가는 또 다른 맛이다.
차안에는 아내의 친구 분이 틀어놓은 음악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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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은
사랑 노래를 부를 때
가시로 자기 가슴을 찌른다.
우리 또한 모두 그와 같네
달리 어떻게 노래해야 할까?
– 칼릴 지브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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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