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잘 모르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8세의 어린나이에 공산혁명가가 되려고 월북을 기도하기도 하였단다. 최북단 강원도 건봉사 당시에는 민통선 북방 까지 입산을 핑계로 침투하여 휴전선을 넘기 바로 직전에 어느 선승을 만나 불교의 연기설을 접하고 전향이 되었다. 금생의 부(富)는 전생에 선업을 행한 이자를 받아먹는 것이라는 설법에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어 한 순간에 전향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뢰를 밟고 죽었든지 아니면 김일성의 졸개가 되어 나라를 어지럽게 했을 것만 같아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조국도 부모도 나의 재능까지도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한 나 자신이야 말로 우주 생명의 본질로서 영원히 꺼지지 않은 불씨를 갖고 있다는 불교적 우주관에 너무나 놀랐었다.
이 우주가 생기기 전에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자성 즉 나라고 하는 성품은 이미 존재했다는 것이다. ‘범아일여(梵我一如 )’ 즉 나가 우주고 우주가 곧 나라는 생명의 원리를 접하고 모든 선택은 내 스스로 지은 업(業)에 따라 주어졌다는 것을 알고 내가 존재하는 당위성을 알게 되었고 공산주의 이론의 허망한 사실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장부의 일대사는 우주보다 더 위대한 자신을 깨닫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수도승이 되어 3년간 고승대덕스님들을 모시고 선방에서 참선을 했고 1년 반이나 생쌀을 먹으면서 인생과 우주의 비밀을 간파하려고 목숨을 담보하고 노력한 적도 있었지.
친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6남매의 장남이고 선근(善根)이 약해 제대 후 다시 입산을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 되었지만 내 아들이 지금 순천 송광사(지금은 김천직지사 성보박물관장 진웅스님)에서 10년째 열심히 수도하고 있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세상에서 출세나 부귀공명이 별거 아니라는 걸 그 어린 시절에 이미 터득을 했기에 명예나 재산이 근본적인 우리인생의 가치와 목적에는 크게 득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조금은 알고 있다.
복권 탄자들이나 유산을 많이 받은 사람들의 대다수가 망하는 것도 좋은 본보기다. 노력하지 않고 요행으로 생긴 재물이 금생에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다음 생에 더 큰 재앙이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누구도 돈을 함부로 쓰지 못 할 것이다. 내가 노력하여 얻은 재물이라도 함부로 쓰면 흉기가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돈을 무더기로 벌 때에도 근검 절약정신은 변함이 없었다.
우선 나라와 사회가 잘 되는 일에 봉사하는 것이야말로 확실한 저축이라는 신념으로 살다보니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각과는 좀 달라 처자식이나 형제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재복은 전생의 선업의 이자를 받아먹는 것이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한다.
내가 한 때 귀신은 속여도 사주팔자는 못 속인다는 사주팔자의 원리를 잠깐 공부를 해보았는데 무재(無才) 팔자가 분에 넘치는 재물을 갖게 되면 어김없이 불치의 병에 걸리거나 감옥에 가게 된다는 것이다. 간혹 감옥에도 안가고 병도 안 걸린 사람이 많은 재물을 가진 사례도 있는데 그 사람은 절대로 돈을 쓰지 않고 통장의 새까만 글씨로만 만족해서 관리를 하다가 죽은 후에 아내나 자식이 잘 쓰게 되는 일종의 관리인에 밖에 되지 않는 사례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後生을 위해서는 세상에 출세하는 것보다는 내 마음을 닦는 것이 크게 저축하는 일이라 여겨져서 지금도 산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나라가 어지러운 꼴을 보지 못해 망설이고 있는 것이 스스로의 변명인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좌파들과 체제 저항세력들이 무서운 줄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떠나지 못하고 역사의 무거운 책무를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체제 저항 운동을 셀 수도 없는 젊은이들이 직업처럼 한 나라가 우리나라 밖에 없다. 일류대학 졸업장을 숨기고 노동현장에 투신하여 노사분규를 조장하여 전 산업을 마비시켜 체제를 전복하려고 기도한 자들이 지금 김문수, 신지호, 이인영, 이영순, 심상정, 은수미, 서영교, 이광재 등 일일이 거론 할 수도 없는 많은 인사들이 여야로 갈려 나라의 중심에 서있다. 일부는 철이 들어 전향을 했지만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20대에서 정신적 성장이 멈춘 채 혁명을 꿈꾸는 자들이 소고기 촛불 시위를 주동하는 등 나라의 큰 걸림돌이다. 여기에다 박원순, 안철수 등이 덩달아 춤을 추고 있어 정말 걱정스럽다.
그들은 3공 5공 시절 에는 갖은 탄압 속에서도 절치부심하여 지하조직을 만들고 후배들을 의식화 시킨 것이 두 번씩이나 좌파정권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좌파들은 차돌처럼 뭉치다보니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보수는 상대가 되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 나처럼 혁명을 위해서는 휴전선의 지뢰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 좌파들의 잘못된 애국심이다. 6.25가 삼한시대의 영토전쟁이고 맥아더가 우리의 통일을 방해했다는 논리를 전개하여 맥아더 동상 철거운동을 선동한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논리를 반박하는 김병관 칼럼을 언론에 게재하여 강정구를 나의 모교 동국대에서 몰아낸 것도 내가 좌파의 실체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조선일보에도 ‘최보식이 만난 사람’ 중에서 80년대 골수 운동권 출신 한기홍 씨의 인터뷰내용을 읽고 지난 내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여 쓴 웃음을 지었다. 대학제적을 당하고 노동 현장에서 역사의 밀알이 되고자 투쟁한 자들 몇 사람이 멍청한 보수를 다 무력화 시키고 있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도 가진 자들의 횡포 때문에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이분법으로 젊은 세대들을 선동하여 나라를 아르헨티나나 그리스처럼 만들고 있는 것이 친북좌파들의 실체인 것이다.
♦ 필자
김병관 : 1954生 경상남도 의령産, 서울시특별시 재향군인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저서로는 ‘바람을 일으키는 나비의 날개…’가 있다. <사진 : 필자 근영 / 네이버에서 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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