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꾸라지’ 버티기 어려운 미국 – 트럼프 탈세, 사실이라면 ?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 진행자로 얻은 명성에 부합하듯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항상 스캔들이 함께 했지만, 만만치 않은 특유의 맷집이 돋보였다.   

국방장관, 백악관 안보보좌관, 개인변호사, 팔등신 미녀들, 심지어 친조카의 폭로로 자격시비가 이어져 왔음에도 결정적 한 방은 없어 보였다. 최근에는 밥 우드워드까지 가세했지만, 오히려 민주당 바이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꾸준히 메워가면서 일시적으로는 뒤집히는 일마저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NYT)가 27일 보도한 메가톤급 폭로는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당선되기 전 15년 가운데 10년간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 걸음 더 나가서 앞으로 수 주 동안 관련 보도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5주 정도 남은 선거판에 영향을 주겠다는 목적이 명백하다.

특정한 사건이 나면 서양인들은 사고의 원인에 초점을 맞추지만, 우리는 사고가 난 배경과 환경을 중요한 문제로 제기한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트럼프의 탈세를 대하는 미국인들은 세제관련 법적 시스템을 따지는 것 보다 한 개인의 내적 속성이 사건의 원인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의 내적 속성은 변하는 게 아니라 원래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는다.  

이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미국 지도자들에게는 정의와 평등 그리고 도덕의 실천이 가장 중요한 자격요건이다. 그들은 공직보다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서슴없이 공직을 버리는 것을 선택해 왔다. 미국 사회에서 우리 지도층의 고질적 폐단인 ‘법꾸라지’가 살아 남을 수 없는 이유다.

아무튼 그동안 ‘카더라’ 수준이던 대통령자격시비가 수량화 된 게 트럼프에게는 불리하다. 사람들은 숫자에 민감하다. 더군다나 세금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동안 성공한 기업인으로 알려졌던 사람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온 게 밝혀지면,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클 게 당연하다.

TV쇼에서 서슴없이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를 외치던 그의 모습이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 다만 미국 유권자들의 탈세문제에 대한 민감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와칭 포인트로 삼는 계기가 된 것이다. 강 건너 불구경은 이래서 피로감이 덜하다.

<사진 : NYT 캡쳐 / 저작권 침해의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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