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Fed) 역사상 처음 -민간기업 회사채와 CP 사들인다.

2008 위기는 주택시장에서 온 가계위기로 촉발

연준(Fed)이 23일 발표한 무제한 지원 방침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기업의 회사채를 사들이는 것도 포함 되어있어 주목 된다. 이는 미국 금융역사상 양적 완화정책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만든 것이다.

Fed가 회사채는 물론 CP(기업어음)까지 인수하기로 한 이유는 2008년 이후 지속된 저금리로 미국의 정크본드가 급증했고, 이는 2008 금융위기의 진원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같은 맥락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새로운 ‘뇌관’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부채를 안고 있는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레버리지론 시장 규모는 2015년 이후로 50% 증가해, 약 1조2000억 달러(1500조원) 규모로 커졌다고 한다.

2020 위기는 소비부진이 초래한 기업 위기로 발화조짐

레버리지론이 증가한 이유는 미국 경제호황 무드에 편승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상승이라는 안경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사태가 터진 2008년 금융위기가 이번에는 가계가 아닌 기업사이드에서 문제가 터진 것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WSJ에 따르면, 레버리지론 시장에서 신용등급 B3 이하인 기업의 비중이 2008년 6월 23%에서 2019년 7월 38%로 1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증가 원인은 성장의 파라독스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1년간 미 경제가 호황을 누리면서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적어진데다가 저금리로 인한 채권운용수익율 저하가 주된 원인이다.

저금리시장에서 고수익 정크본드 운용이 리스크 불러

기관투자자로서는 수익률이 낮은 저위험 자산보다 高수익을 주는 정크본드 유혹에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은행에서는 신용등급 B3 이하는 여신금지 등급이다.

WSJ는 “레버리지론 가격이 내려가거나 기업이 디폴트에 빠지면 연금·보험업체· 뮤추얼펀드·헤지펀드 등이 손실을 보게 된다”며 “이때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산업계의 신용 경색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셰일가스 회사채도 최대 약 107조원 추정

미국 셰일가스 생산 원가는 현재 4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20~30달러인 국제유가로는 생산 할 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다. 배럴당 유가가 33달러까지 떨어졌던 2016년 상반기에는 수십 곳의 미국 셰일가스 업체가 부도를 냈다. Fed의 이번 양적완화 프로그램에 셰일가스회사들이 포함 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 셰일가스 업체들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향 후 5년 간 갚아야 할 부채만 860억 달러(107조원)로 추산된다.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회사채인수 권고

Fed의 민간기업 회사채와 CP인수 결정에는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을 통해 한 조언과도 일치한다. 두 사람은 양적 완화(QE) 차원에서 회사채도 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칼럼에서 “Fed가 양적 완화(QE) 대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의회를 설득해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미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회사채 등을 사들일 법적 권한을 갖고 있고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심지어 일본은행(BOJ)은 전통적인 시각에서 위험자산으로 불리는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위기는 2008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발화점이 다른 기업유동성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Fed 유동성 완화 정책의 새로운 처방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전 포인트다.

<사진 : CNN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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