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물가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전조인가 ?

정부와 관계기관은 22일 오전 기획재정부 고형권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여 美 연준의 3월 FOMC 0.25% 금리인상의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 미국 금리 금년 내로 2.25% 수준으로 예상

우리 시간으로 22일 새벽 3시 美 연준 FOMC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였으며, 고용시장 개선세가 지속되는 등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물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금년 중 금리인상 전망은 3회로 유지하였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1.75%가 된 금리가 두 번 더 인상 된다면, 2.25%까지 될 것으로 예상 된다.

FOMC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뉴욕시장 주가는 약보합세로 마감하였으며, 美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시현하였으나, 전반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시장이 이번 금리인상이 이미 예상된 변수이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美 연준이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 미국과 역전된 금리, 외화자본 유출 가능성 점검

금번 FOMC 결과를 감안할 때, 향후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韓美 기준금리가 2007년 이후 약 10년 반만에 역전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자본유출입은 내외금리차 이외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바,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약 85%를 차지하는 주식자금은 국내경기 상황과 기업실적 전망 등에 좌우된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나머지 15%인 채권자금은 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들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역전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상은 정부가 기대하는 안정 된  모습으로 진행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 금리인상은 결국 환율상승으로 직결

정부 발표에는 언급이 없지만, 한은이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동반 인상 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FOMC 따라가기 식 금리인상이 해법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국가 간의 금리 차이에는 속내가 복잡한 환율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자금시장은 크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나누어진다. 자금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주식은 투기적 방식이고 채권은 안전한 방법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채권금리인상을 의미한다. 채권금리가 적정 수준이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굴릴 필요가 없다. 결국 미국 금리가 어느 정도 올라가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 미국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게 되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 이럴 경우 환율이 올라가게 된다.

환율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이 된다. 한국에서 굴리던 원화자산을 매각하고 미국 달러화로 환전을 하는데 있어서 수요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면 환율은 올라가게 된다. 게다가 달러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 환율은 가속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어제 달러당 환율이 1,000원이었다가 오늘 1,100원으로 오르면 어제 100만원으로 1,000달러를 살 수 있었던 것이 오늘은 110만원이 있어야 1,000달러를 사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생기면 달러 수요가 가속화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 보호무역주의, 남북 · 북미 회담 등 환율상승 위협요인 상존

22일 환율은 1달러당 1,080원으로 전일 대비 8원이 올랐지만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주식시장도 강보합으로 마감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대통령으로부터 시발 된 최근의 보호무역주의가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경우 환율 상승이 예상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가정이지만  4~5월 개최 예정인 南北 그리고 北美 정상회담 결과 등이 알맹이 없이 끝날 경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환율 상승이 예상 된다.  환율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현실화 되면,  외국자본 유출은 위에서와 같이 가속화 될 것이다.

 

♦ “불황속의 물가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환율상승은 그 상승분 만큼 수출 경쟁력을 회복시켜 수출증대로 이어진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은 보호무역전쟁의 포고문을 주고 받는 중이다.  환율상승은 금융시장에서의 외국자본 철수를 부추김과 동시에 원자재 가격을 올려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경제학교과서에서 “불황속의 물가 상승”이라는 30여년전 잊혀졌던  “스태그플레이션” 페이지를 찾아볼 때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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