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글로벌 금리인하 양적완화 등 유동성 정책공조에도 불구하고, 16일(현지간) 뉴욕증시가 장 초반 폭락하여 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었다. / CNN캡쳐 / 저작권침해의사 없음>
♦ 금리 내릴 수 있는 나라들은 금리부터 낮춰
코로나바이러스가 초래한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의 행보가 바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당초 3월 17~18일 개최 예정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3일 임시회의를 소집하여 0.50%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일요일인 15일 또 다시 임시회의까지 소집하면서 1.00%포인트 연속 인하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1.5% ~ 1.75%에서 0% ~ 0.25%로 인하되었다. 명실상부하게 제로금리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1.25%의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인하한 0.75%로 결정했다.
♦ 이미 마이너스 금리인 나라들은 더 내려봤자 실효성 없어
지난 12일 유럽중앙은행(ECB)은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역시 각각 현행 -0.50%와 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미 마이너스 금리인 상태에서 금리를 더 낮춰도 실효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유럽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충분히 근접한 수준에 수렴할 때까지 금리를 현행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유럽중앙은행은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월 200억 유로 수준의 순자산매입도 예정대로 계속한다. 중앙은행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이다.
♦ 일본은행도 금리인하 없이 ETF 매입액 2배 확대에 그쳐
16일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0∼0.25%로 인하함에 따라 18~19일로 예정됐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당겨 개최했다. 비록 이틀 당겼지만, 회의 조기 개최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 3월에 이어 9년 만이다.
일본은행은 현재 마이너스 0.1%인 정책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보류했다. 유럽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이미 마이너스 금리인 상태에서 금리를 더 낮춰도 실효성도 없고, 오히려 시장에 불안감만 조성한다고 본 것이다.
그대신 금융시장에 자금 공급을 늘리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액을 연간 6조엔(약 68조9000억원)에서 12조엔(137조8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ETF 매입 확대는 주가지수 하락을 저지하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업의 자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의 매입도 늘리기로 했다. 또한 일본은행은 매출이 감소하는 기업에 대해 민간 금융회사가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새로운 자금공급의 틀을 마련해 무이자로 대출해주기로 했다.
♦ 한은, 양적 완화(QE) 조치 규모 등 안개 속
이미 마이너스 금리인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미국이나 한국처럼 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는 경우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유리한 게 사실이다. 금리인하와 함께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양적완화정책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와는 별도로 연방 국채 50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2000억 달러어치를 각각 매입해 시장에 7000억 달러(약 848조원) 현금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 시장개입이자 양적 완화(QE) 조치다.
미국의 이런 통화정책은 시장의 예측을 가능하게 투명하다. 반면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양적완화 정책은 ‘유동성을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이며 어디에도 구체적인 숫자가 없다. 금융은 숫자로 표시되지 않으면, 인풋에 따른 아웃풋을 아무도 알 수 없다. 극소수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그들만의 ‘고담준론’인지 알 수가 없다. 이래서야 해법이 나올 수 없다. 시장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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