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가치 26개월 만에 최저점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원화는 1194.2원으로 끝났다. 지난달 말 1168.2원 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서만 달러당 26원이 올랐다. 일부 전문가들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200원선이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 대내적 요인 – 반도체 중심 수출 감소
이러한 환율 상승은 국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부진이 직접적인 요인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현재와 같이 환율이 1200원을 축으로 움직이는데, 수출마저 줄어 든다면 위험 신호라고 할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증가해야 하는데, 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경기 침체가 심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와칭 포인트다.
♦ 대외적 요인 –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중국정부도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위안화 하락을 방임하고 있다고 본다. 관세장벽의 벽을 환율로 방어하기 위함이다. 중국 당국이 무역전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로 피해 나가는 전략이다. 미국은 중국이 환율 조작을 하지 말 것을 계속적으로 경고 중이다. 그러나 중국이 계속 수세로 밀린다면, 미국의 경고는 명분을 잃게 된다. 만일 이런 식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간 진행 된다면,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지고 원화가치도 동반 하락할 전망이다.
♦ 환율 하락 – 스태그플레이션위험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가뜩이나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물가가 오르면 실질 소득이 감소하게 되므로 소비도 감소한다. 소비 감소는 경기부진을 가속화 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1970년대는 1~2차 오일쇼크로 전 세계가 극심한 불경기에 시달린 적이 있다. 경제학자들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경기침체(Stagnation) 속에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단어다. 즉 경기 부진 속에 물가는 오르는 기현상을 말한다.
♦ 이번 위기가 심상치 않은 이유들
당시 우리 경제는 정부주도의 허리띠 졸라매기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만약 이번에 닥친다면 위기 극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된다. 그동안 경제를 보는 관점과 정부 역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정부가 공공재에 대한 국민의 수요를 계속 충족 시켜야만 된다는 것으로 의식이 변화 되었다. 최근 버스 파업을 정부지원확대와 요금인상으로 봉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둘째는 탈원전시책 등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전망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이란제재로 걸프만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는 정황도 돌출 변수다. 셋째 미국 경제 활황이 끝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역설적으로 지금의 경기활황이 미국 나홀로 활황이기 때문이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이다.
경제변수는 물고 물린다. 경제이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나 많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기 신도시’ 중 ‘고양 창릉’ 추진을 발표 할 때만 해도 1기 신도시 일산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칠 것이라는 예상을 누가 할 수 있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