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시샘

새벽엔 안개비에 도량이 젖더니만 낮이 되면서 햇살의 기운이 장난이 아니다.실한 봄기운의 정도가 넘어서는 날씨의 느낌이다.

내가 걸어본 오늘의 오름의 중턱에도 제법 많은 새싹들과 새로운 잎들이 올라왔다. 작년에 피었던 잎들이 떨어지지 않은 채 새로운 잎들의 몽우리들과 공존한다.

할매와 손녀의 다정한 모습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억지 고집을 부리는 것 같아 애처롭게도 보인다.

봄이 되면 얼었던 땅을 뚫고 새싹들이 솟아나고, 여름엔 잎을 내고 꽃을 피고, 가을엔 열매를 맺고 그리고 봄부터 같이 살아온 잎들을 흩날린다. 열매 또한 떨궈지고 만다.

그렇게 뿌리는 그대로인데, 가지와 꽃잎 그리고 열매는 매년 같으면서 다르다

실제 매년 있으면서도 없는 것 같고, 없으면서도 있는 …

살고 죽는 것이 그저 세월의 인연 따라 일어났다 사그라지고 또 일어나고 …

바로 공(空)의 진리이다.

절 저쪽 편에선 목련의 시샘이 한창이다.

난 꽃들에게 인기가 좋은 편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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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보살이 양 쪽 손에 꽃 두 송이를 들고 와서 세존께 공양을 올리려 하니,

세존이 보살의 이름을 부르며 말씀하시되, “놓아 버려라(放下着 방하착)!” 하니 이에 보살이 왼 손의 꽃을 버렸더니,

세존이 다시 보살을 부르며 다시 한 번, “놓아 버려라(放下着)!” 하니 이번엔 오른 손의 꽃을 마저 버렸다.

그런데 세존이 또 다시 부르며, “놓아 버려라(放下着)!” 하시니, 보살이 대답하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빈 몸으로 서 있거늘 , 다시 또 무엇을 버리라고 하시나이까?” 했습니다.

이에 세존께서 말하시기를,,,,,

“나는 그대에게 그 꽃을 버리라고 한 것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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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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