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이 남녀차별, 빈부격차, 세대차이, 지역차별, 출신학교, 노사갈등 심지어 태극기부대 등에 이르기까지 모순과 갈등 속에 힘이 든다면 위안을 받을만한 영화가 있다.
『그린북』은 아카데미 3개 부문(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영화 제목이다. 이탈리아계 닉 발레롱가가 아버지 토니의 경험담으로 각본을 썼다. 영화는 1962년 겨울 흑백인종차별이 극심하던 미국 남부가 배경이다.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르텐슨)는 법보다 폭력과 요령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시대의 아버지상이다. 그에 반하여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어린 나이에 소련으로 유학을 떠나 장성한 후 미국으로 돌아와 활동하는 세계적인 흑인 피아니스트이다.
토니는 백인이지만 주류에서 밀려나 나이트클럽 기도로 하루하루를 고단하게 살아가는 가장인데 반하여 돈은 비록 흑인이지만 예술인으로서 인정받아 미국 주류사회에 속하여 부유한 삶을 살고 있다.
태생과 환경이 전혀 다른 이 두 사람의 인연은 음반제작사가 주관하는 돈의 미국남부지역순회콘서트에 운전기사(로드 매니저)로 토니가 발탁되면서 시작 된다. 이 때 음반제작사직원이 토니에게 『그린북』이라는 제목의 책을 건넨다.
『그린북』은 우편배달부 출신인 빅터 휴고 그린이라는 흑인이 쓴 책으로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를 흑인이 여행 할 때 호텔, 레스토랑, 주유소 등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요령을 기술한 여행안내서이다.
1936년 처음 출간 된 이 책에 대해서 시대적 배경이 1962년인 영화에서 토니를 비롯한 백인들은 이 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다. 자신의 일이 아니면 모르고 살아도 그만인 게 세상사는 지혜일 수 있다. 아니면 알면서도 그냥 외면하고 무시해 버리는 것이 세상이라는 반증이다.
영화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한 스토리가 주요 줄거리를 이루지만 고발영화에 머물지 않는다. 인종문제에서 차원을 높여 사회적 모순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해결해 나가는 토니와 돈의 방식의 차이를 관객들이 바라보며 나름대로 공감을 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토니의 방식은 도시의 뒷골목 삶에 입각한 감각적인 임기응변, 폭력과 위법이 주가 된다. 반면에 돈은 박사학위를 받은 지식인답게 논리적이며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백인사회에서 엄연히 차별 받고 있으며 그 차별에 운명처럼 순응하면서 이겨낸다. 피부색 차이 만큼이나 전혀 다른 개성의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에피소드마다 따뜻한 공감과 즐거움에 감동을 주는 영화다.
그린북 우리나라에 언제 개봉될까?
빨리 감상하고싶군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라들에게 꼭 필요한 교훈이길 바라며…